블로그를 시작하며

번역가 생활을 시작하면서 공부와 비즈니스로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제 생각과 감정을 담은 글은 쓰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을 위해 더 아름답고 더 논리적이며 더 정확하게 글을 쓸까 고민한 기억은 나지만, 제가 원하는 글을 쓴 지는 꽤 오래되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러던 중 번역가로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 행복한 번역가 사이트에 저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한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많은 사람들처럼, 저 또한 시험 성적을 위해 영어를 공부했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저에게 영어는 ‘성적을 위해 공부해야 하는 과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영어를 배우면 배울수록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너무나도 매력적인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언어를 배우는 즐거움에 눈을 뜨게 되자 영어를 좋아하게 됩니다.

고등학생 시절, 외국어 습득에 대한 제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하루는 길을 걸어가던 외국인이 영어로 길을 물어보았습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정작 입이 얼어붙어 “Sorry” 한 마디 겨우 하고 돌아섰던 기억이 납니다. 집에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학교에서 받은 영어 성적이 제 영어 실력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이후로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영어를 공부하게 됩니다. 영어에 대한 한국어의 개입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영어를 공부할 때는 영어만 읽고, 영어만 쓰고, 영어만 듣고 말하며, 영어만 생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공부하면 성적을 잘 받지 못한다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영어를 영어로 공부하면 성적이 낮아진다는 주장은 저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결국 수능 영어 영역에서 만점을 받게 됩니다.

여기서 잠깐, 제가 살고 있는 부산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부산은 아름다운 항구 도시입니다. 북동쪽으로는 여름 향기가 물씬 풍기는 해운대 해수욕장이 있습니다. 밑으로 내려오면 부산국제영화제로 유명하고 지금은 씨앗 호떡(제가 가장 좋아하는 길거리 음식입니다)으로 유명한 남포동이 있습니다. 조금 더 내려오면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낙조 분수가 있는 다대포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낙조 분수를 보러 갔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저는 부산을 정말 좋아합니다. 학생 시절 대부분을 보낸 곳이기도 하고, 곳곳에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한 추억이 깃들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가끔 부산에 있는 저만 아는 좋은 장소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자유로운 번역가님들의 작업과 휴식을 위해 와이파이가 빵빵하게 터지는 곳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다시 제 이야기로 돌아와서,

 

영어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게 됩니다. 학부 생활을 계속하던 중, 물질의 상태를 표현하는 언어인 화학 또한 복수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인문학을 공부하던 학생이 자연 과학이나 공학을 공부하는 경우가 보기 드문 일이기 때문에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셨습니다만, 행복한 마음으로 화학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언어와 기술은 항상 제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주변 사람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 결과, 제가 살고 싶은 삶에 하루하루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제가 느끼는 행복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제 블로그를 통해 많은 분들이 용기와 격려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또한 다른 분들의 격려를 통해, 저 또한 번역가로서 그리고 기술 전문가로서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 날이 마침 어린이날입니다. 많은 번역가들께서 방문하시는 행복한 번역가 사이트에 처음으로 글을 쓰게 되어 정말 떨립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잘 쓸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손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적어 보았습니다. 어머니께 어린이날 선물을 받고 행복해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그 행복이 지금도 느껴져 이 글을 쓰는 내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블로그를 통해 소통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2020년 5월 5일,

행복한 어린이 날에 아름다운 항구 도시 부산에서,

폴라베어 드림

폴라베어
폴라베어

폴라베어는 주로 영한 바이오 특허번역을 하는 번역가입니다.

5 Comments

  1. 안녕하세요 ! 부산에 사시는군요 ! 저도 부산에 사는데 부산은 정말 매력적인 도시지요^^ 앞으로 블로그 기대하겠습니다

  2. 아주 오래전에 송정 바닷가에서 한 1년 정도 홀로 머문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그곳도 많이 바뀌었다고 하던데… 해변가를 거쳐 용궁사로 가던 언덕길로 산보를 하면서 바라보던 바다가 생각나네요. 그때 사귄 부산 친구들과는 아직도 연락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특허 번역에 관한 좋은 글 많이 써주시기를 바랍니다!! ^^

    • 반갑습니다! 송정 바닷가도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하죠. 요즘 건물이 계속 들어서고 있지만, 바다 풍경은 여전합니다.

  3.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하게도요..
    한가지 질문이 있어요~.
    꼭 좀 답변을 부탁합니다.
    스펜어하면서 아니 외국에 하면서요..
    문장이 달라서..영어든 스페인이든
    항상 뒤에서부터 해석을 하잖아요?
    한국 사람들은여..저는 이게 항상 궁금했어요?
    그럼 원어민들도 뒤에서 부터 해석하냐는거에요?? 분명히 아닐거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말하면서 바로 이해하고 할텐데요..

    한국인인 제가 어떻게 하면 그들이 하는 말을 바로바로..스페인 사람들이 하는말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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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