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중 알림 이메일은 영어로 써 두세요

번역의 세계에도 가끔 배꼽을 잡고 웃을 만한 일들이 벌여집니다.

 

그림1

 

위의 사진은 어떤 도로 표지판입니다. English와 Welsh로 된 이중 언어 표지판이죠. Welsh를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화살표 아래에 있는 텍스트는 위에 있는 영어 텍스트의 번역이라고 짐작하겠지요. 길이도 비슷하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쓰인 것은 이렇답니다.

 

English: No entry for heavy goods vehicles. Residential site only

Welsh: I am not in the office at the moment. Send any work to be translated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야 뻔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번역이 필요한 사람이 Welsh 번역가에게 번역해 달라면서 번역할 영어 텍스트를 보냈는데, 마침 그 번역가는 휴가중이었겠죠. 그래서 그 번역가는 이메일에 부재중 자동 응답을 걸어 놓았는데, 그 부재중 자동 응답을 Welsh로 걸어 두었기 때문에 Welsh를 전혀 모르는 그 번역 의뢰인은 나중에 자기 이메일을 확인하고 그것이 번역인 줄 알고 그대로 도로 표지판을 만든 것이죠.

 

일이 이렇게 되고 심지어 사진으로 찍혀 세계 여러 번역가들의 폭소를 자아내게 된 데에는, 여러 겹의 실수가 겹쳐져 있습니다.

 

  1. 영어가 아닌 웰시어로 부재중 응답 기능을 사용한 번역가의 실수
  1. 부재중 응답에는 보통 ‘Auto-response:’와 같은 것이 먼저 나오는데(메일 호스트 중에 그렇지 않은 것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확인을 하지 않은 고객의 실수
  1. 모르는 외국어를 다룰 때는 최소한 구글 번역에라도 돌려 보아서 이 텍스트가 자신이 부탁한 번역이 맞는지 정도는 확인할 수 있는데 그런 확인을 하지 않은 고객의 실수
  1. 저런 도로 표지판을 보고도 빨리 신고하지 않은 운전자들.

 

위에서 보다시피 번역가는 한 가지 실수를 했고, 고객은 두 가지 실수를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우리가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은 부재중 자동 응답을 영어로 걸어 놓으십시오. “I am currently not in the office. I will return to my office next Monday (November 10, 2014).” 이런 식으로 해 두면 저런 불상사는 없겠죠? 기억하세요. 여러분의 고객은 대부분 한국어를 모르는 까막눈(?)이라는 것을.

Bryan
Bryan

브라이언은 의료분야에서 한영번역을 하는 번역가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내와 둘이 삽니다. 여행과 독서와 음악과 커피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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