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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동네 여름 풍경

제가 시골로 이사를 온 지 이제 이년이 다 되어 갑니다. 주말에는 토론토로 가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매우 조용한 곳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다 보니 어느 새 변한 것이 꽤 많습니다. 얼굴이 좋아졌다든가 건강해 보인다는 얘기도 자주 듣고요. 햇볕에 탄 모습을 그렇게 표현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습니다. 실은 날씨가 좋은 날은 하루 세 번 산책을 하고 잠깐씩이지만 배도 하루에 두 세번 타니 아무리 모자를 써도 그을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지요. 아, 평생 심한 말라깽이로 살아온 제가 믿기지 않게시리 살도 좀 쪘습니다. 주로 뱃살이라 아내의 구박을 좀 받지만 그래도 여태 한 번도 도달해 보지 못한 몸무게에 도달해서 저는 기분이 좋습니다. 다 이 조용한 시골마을에 사는 덕택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사온 지 얼마되지 않아 저희 동네를 한 번 소개했는데, 그 때는 가을과 겨울 모습이 주가 되고 여름은 별로 소개하지 않은 것 같아서 오늘은 작정하고 여름 풍경을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우선 배 사진부터. 이 포스트에 있는 사진의 대부분은 제 카누에서 찍은 것들입니다. 땅에서 산책을 하면서는 찍을 수 없는 풍경들인데요, 그게 가능한 것은 제 카누에 모터를 달아서 그렇습니다.

 

 

지난 봄까지 이랬던 카누에 지난 5월, 모터를 달고 태양광 발전 패널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시스템을 갖추어

 

이렇게 만들었지요. 이웃집 친구가 한 것을 보고 차근차근 따라한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청출어람! 완전 무공해, 무비용, 무소음 쾌속정(?)이 마련되었습니다. 배터리는 최고 속력으로 한 시간 반 정도 지탱할 수 있는데, 주로는 잠깐씩 타고 좀 오래 타는 것은 며칠에 한 번 있는 일이라서 저 시스템을 구축한 후로 한 번도 집에서 전기를 끌어와 충전한 적이 없습니다. 대만족! 지금은 저 시스템을 전파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이웃 할머니들 사이에 저는 modern technology의 화신으로 통합니다. 인간승리가 따로 없습니다.

 

 

주로 카누 메이트가 있는데 오늘은 사진 촬영을 위해 혼자 나왔습니다.

 

 

배에서는 다른 집 뒤뜰을 훤히 다 볼 수 있는데요, 사진을 찍어도 괘념치 않지만 그래도 살짝 비켜 찍거나 뒤뜰 아닌 곳 중심으로 찍었습니다.

 

 

배로 다니다 보면 동네 풍경이 다 비슷해서 한 동안은 길을 잃어버리곤 했습니다. 이제는 주로 다리들을 이정표 삼아 잘 돌아다닙니다.

 

 

저 앞에 보이는 다리는 dragon boat 모양으로 장식을 해 두었네요. 가까이 가면 근처에 사는 여러 동물들을 그려 두었습니다. 블루 헤런, 코요테, 거북이 등등 육해공군 총망라.

 

 

위에 보이는 새가 블루 헤런인데요, 저렇게 얕은 물가에서 물고기를 잡아먹고 삽니다. 얘는 인기가 상당한지라 나무나 쇠로 블루 헤런 모양의 조각을 뒤뜰에 만들어 둔 집이 많습니다.  블루 헤런이 그런 걸 보면 어떻게 느낄지 정말 궁금합니다.

 

Photo credit: Charles Bisztray

 

저건 낚시에 성공하여 득의양양한 블루 헤런이 먹이를 가지고 어딘가로 날아가는 모습입니다. 자세히 보니 메기인 것 같습니다. 불쌍한 메기.

 

 

그런데 저희 동네에 사는 블루 헤런 녀석들은 영악해서 직접 물고기를 잡지 않고 낚시꾼 옆에 가만히 서 있다가 낚시꾼이 던져 주는 것을 받아 먹는 놈들이 많습니다. 위의 사진이 바로 그런 장면인데요, 저 아이가 방금 잡은 것을 던져주자 잽싸게 받아 흔들고 있습니다. 

 

 

여기는 저희 집에서 제일 멀리 온 곳인데 동네 입구입니다. 제가 뱃머리를 돌리는 곳. 아, 호수로 가면 거긴 바다 같아서 제 카누로는 좀 다니기 힘듭니다. 파도도 있고 빨리 다니는 배도 있고요. 그래서 호수로는 잘 나가지 않고 주로는 동네 물길을 따라 산책처럼 다닙니다.

 

Photo credit: Charles Bisztray

 

위의 사진은 거기서 돌아 나와 조금 오면 있는 곳인데, 바람도 없고 구름도 없고 습기도 없는 날, 시간이 멈춰선 듯한 여름 오후가 사진에 담겼습니다. 아, 여기까지 읽으시다가 혹시 제가  엄청나게 좋은 폰을 샀거나 아니면 그 사이에 사진찍는 기술을 어디 가서 좀 배운 것인가 하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예리한 분들은 이 글에 함께 올린 사진들이 질이 제각각이라는 것을 느끼실 텐데요, 그건 제가 찍은 사진과 이웃집 친구(제가 카누에 모터다는 법을 배운 친구)가 찍은 사진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이 친구는 은퇴한 사진 전문가인데, 이 친구가 저처럼 동네를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을 제가 몇 장 샀습니다. 그 친구의 프로페셔날리즘을 인정하는 의미에서  맥주로 대충 떼우지 않고 현금으로요. (여담으로, 여러분도 번역은 공짜로 해 주시 마세요. 전 난민센터를 위해서는 무료로 번역을 제공하지만 그 외에는 다 값을 받습니다.)

 

 

이건 캐나다 구스 한 쌍이 새끼들을 데리고 가는 모습인데요, 커플당 보통 다섯 마리 내외인데 얘들은 산아제한 없이 정말 많이 낳았네요. 어쩌면 다른 집 아이들까지 잠깐 같이 데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요.

 

Photo credit: Charles Bisztray

 

저희 동네에서 캐나다 구스 다음으로 개체 수가 많은 동물은 다람쥐(chipmunk)이고 걔네보다 덩치가 훨씬 더 큰 청솔모(squirrel)는 숫자가 좀 적습니다. 그런데 지금 위 사진에 잡힌 녀석은 그 혼혈로 보입니다. 전에 제가 토론토의 어느 공원에서 다람쥐와 청솔모가 예사롭지 않게 친하게 같이 다니는 걸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진도가 더 나가는 애들도 있나봅니다. 😀

 

Photo credit: Charles Bisztray

 

거북이 모녀. 부자일 수도 있지만 왠지 모녀일 것 같습니다. 저희 동네에 Turtle Path라는 길이 있는데 그 길에 있는 집들은 앞쪽에 온갖 종류의 재료와 크기로 거북이 장식을 해 놓고 있습니다. 눈 좋은 사람이 대충 새어보았는데 발견된 것만 20개 이상. 아마도 옛날에 거북이들이 주로 지나다니는 길목이었나봅니다.

 

Photo credit: Charles Bisztray

 

이건 심코 호수의 석양입니다.

 

 

자기 전에 세정의식을 하는 작은 물새들.

 

 

새들만큼이나 졸리고 피곤해진 브라이언의 상태를 사진이 표현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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