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아주 잘 아는 분을 제가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그분께서 행복한 번역가 사이트를 위해 포스트를 세 개 써 주셨습니다. 영어의 맛을 느끼며 공부하고 싶은 분들에게 더 없이 훌륭한 별미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을 드러내기를 원치 않으셔서 별 소개 없이 내용만 올립니다.]

영어 브라이언의 행복한 번역가 블로그  작고 오래된 예쁜 프랑스제 조각칼의 비밀 (게스트 포스트)

몇 년 전에 “lovely little old rectangular green French silver whittling knife”라는 어구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실제로 이런 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언어를 사랑하는 (극히 일부의)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예문은 Mark Forsyth라는 사람이 쓴 The Elements of Eloquence: Secrets of the Perfect Turn of Phrase 라는 책에 나온 것인데, 저자가 그 부분만 따로 발췌해 소개한 글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영어는 어순이 중요한 언어입니다. 문장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대부분 어순이 정해줍니다. 다른 언어에서는 조사를 붙이고 어미를 변화시켜 표시하는 문법적인 요소를, 영어에서는 너무나도 쉽게 알맞은 순서에 따라 단어를 배열하는 것으로 상당 부분 해결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한 단어를 수식하는 형용사가 많아질 때 배열하는 순서 또한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lovely little old rectangular green French silver whittling knife 의 경우, 아무리 수식어가 많이 붙어 어구가 길어져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고, 그리 무리가 있는 구절처럼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순서를 조금만 섞어서, 예를 들어 whittling French green lovely rectangular silver old little knife라고 하면 바로 머리가 어지러워지는데, 그 이유는 영어의 형용사 배열시 규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Opinion-size-age-shape-color-origin-material-purpose + Noun

 

물론 이 공식이 다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고, 적용하려 해도 애매한 경우도 없잖아 있겠지요. 저같은 경우는 그냥 소리내어 읽어 보고 자연스럽게 들리는 쪽으로 적습니다. 최근에 번역하면서 hip 과 young을 병렬해 수식할 필요가 있었는데, hip, young millenials 라고 적고 보니 뭔가 찜찜해서 그 두 단어만으로 검색해 보았더니 ”Young, Hip and Married” 라는 웨딩업체 이름이 나오더군요. 왜 후자가 더 자연스럽게 들리는지 딱히 말로 설명할 수가 없지만, hip, young and married 라고 쓰면 왠지 첫걸음부터 hip의 P자에 돌부리처럼 걸려 넘어져 young이 뭉개지는 느낌인데, young, hip and married 라면 반대로 hip이란 단어가 중간에 트램폴린처럼 발음을 튕겨주어 경쾌한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요. 이 경우 hip 은 opinion에 해당될 것이고 young 은 age이니 Forsyth씨 공식대로 한다면 hip이 먼저 오는 게 맞겠지만요.

 

앞서 말한 책에는 이것 이외에도 영어에서 우아하고 임팩트 있는 문장을 만들기 위해 쓰이는 여러 가지 언어적 장치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단어나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영어가 가지고 있는 색채나 리듬감을 이해한다면 더 좋은 문장을 쓸 수 있지 않을까요. 킨들판은 비싸지도 않으니 추천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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