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에게 망치나 톱과 같은 도구가 필요한 것처럼 번역가에게도 도구가 필요하겠죠?

무슨 비즈니스를 시작하든 상당한 정도의 초기 투자가 필요한데, 다행히 번역 비즈니스는 초기 투자 비용이 크게 들지는 않습니다. 따로 어디 사무실을 낼 필요도 없고, 어디다 광고를 많이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몇 억 원씩 하는 기계를 들여올 필요도 없고…. 좀 과장해서 말하면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번역 비즈니스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저런 작은 도구들과 리소스가 좀 더 필요합니다.

 

고속 인터넷

안정적이고 속도가 빠른 인터넷 연결이 당연히 필요합니다.

 

컴퓨터

노트북도 괜찮지만 CAT tool을 사용하려면 아무래도 모니터가 크면 좋고 또 컴퓨터의 처리 속도도 빨라야 하니까, 데스크톱 컴퓨터가 낫습니다. 물론 노트북을 보조로 가지고 있으면 좋고요. (많은 CAT tool들은 그 둘을 synchronize 하는 도구들을 제공해 줍니다.)

 

프린터

때로는 소스 파일을 프린트해야 할 수도 있고, 그 외에 인보이스도 프린트를 해야 할 수도 있어서, 아무래도 프린터는 하나 필요합니다. 또 계약서 같은 곳에 사인을 해서 보내려면 스캐너가 필요합니다. 저는 복사기와 스캐너를 겸한 프린터를 사용하고 있는데 약 100불 정도에 사서 몇 년간 고장 없이 잘 쓰고 있습니다. (프린터/복사기/스캐너/팩스 복합기 추천 상품이 있습니다.)

 

OCR 프로그램

OCR은 PDF 같은 파일을 광학적으로 읽어 내어 텍스트를 추출해 내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PDF는 두 종류가 있어서 하나는 그냥 드래그해서 복사한 뒤 워드 파일에 붙이면 텍스트가 얻어지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후자를 위해서는 OCR 프로그램이 필요하죠. 한국어와 영어 둘 다 인식할 수 있는 것으로 준비하셔야 합니다. 영어를 잘 인식하는 프로그램은 많이 있는데 문제는 한국어 인식입니다. 영어에 비해 인식률이 너무 많이 떨어집니다. 사실 저는 맘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도 굳이 제가 쓰는 것을 소개하자면, 제가 이런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제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는 엉뚱하게도 러시아에서 만든 ABBYY Fine Reader라는 프로그램이 제일 나았습니다. (한국 개발자들께서 분발해 주셨으면….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이 왜 좋은 한글 OCR을 못 만드는지 전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요즘은 CAT tool들이 어지간하면 PDF 소스 파일을 바로 읽어 들이는데, 그건 CAT tool이 뭐 신기한 재주를 부리는 것은 아니고, 그저 소스 파일이 PDF인 경우에 먼저 자체적으로 OCR 작업을 진행한 후에 그것을 가지고 segmentation을 하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소스파일이 영어인 경우는 몰라도 한국어일 때에는 인식률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뒷일이 상당히 귀찮습니다. CAT tool 안에서 source 작업까지 같이 하면서 번역을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소스가 드래그 되지않는 PDF 파일인 경우에는 처음부터 아예 제가 따로 OCR 프로그램을 돌려서 텍스트를 추출하고, 그것을 원본 PDF 파일과 비교하면서 교정한 후(이것을 저는 source 작업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 다음에 CAT tool에서 불러 들입니다.

 

브라이언의 행복한 번역가 블로그 번역가 되는 방법  프로 번역가의 도구

제가 쓰는 프로그램은 ABBYY FineReader라는 겁니다. 드래그가 되는 pdf 파일, 그리고 내용이 영어인 pdf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안 나지만, 드래그가 되지 않는 한글 파일에서는 진가를 발휘합니다. 그래서 Fluency에 OCR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드래그가 안되는 한글 pdf 소스 파일은 먼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doc파일을 생성한 다음에 플루언시에서 불러들입니다.

 

PDF converter

인보이스를 만들어 보낼 때도 필요하고, 또 가끔은 한글이 깨어졌는지 상대방이 몰라서(기억하시죠? 우리 번역가의 직접 고객인 agency는 한글을 못 읽을 뿐만 아니라 한글이 깨어졌는지조차도 판단을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DOC 파일과 더불어 PDF 파일도 보내 달라고 하는 때가 있는데, 그런 작업을 하려면 PDF 컨버터가 필요합니다. 나아가 때로는 PDF 파일 안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그림이 많이 포함된 PDF 파일에 텍스트가 여기저기 조금 흩어져 있는 경우인데요, 그런 작업을 하려면 제대로 된 PDF 툴이 있어야죠. 저는 지금 Adobe Acrobat 9 ProExtended라는 것을 쓰고 있는데, 이거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이것이 있으면 PDF에 텍스트 박스를 넣어서 수정을 가할 수도 있고, 코멘트를 달 수도 있습니다.

 

CAT tool

이건 너무 중요하기도 하고, 또 간단히 설명하기 힘든 것이기도 해서 따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다만, 앞으로는 이것 없이는 전문적인 번역가로 일해 나가기가 힘들다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이것을 사용하면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는 점,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점점 많은 agency들이 CAT 툴을 사용하는 번역가와만 일을 하려고 해서 이것 없이는 일을 수주하기도 어려워져 간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어차피 해야 할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부딪치는 것이 좋습니다. 비록 비용이 조금 들고 또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시간도 꽤 많이 들지만, 이것은 꼭 넘어야 할 산입니다. 아니, 산이 아니라 나를 확실하게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나중에는 김치 없이는 살아도 CAT tool 없이는 하루도 못삽니다. 🙂 뭐든 그렇지만 처음이 어렵지, 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나중에는 “뭘 이런 걸 가지고 내가 그렇게 부담스러워 했나?”하고 생각하실 때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CAT tool은 Fluency입니다. CAT tool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것만큼 실제로 번역가의 번역 과정을 잘 이해하는 CAT tool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한 화면 안에 모든 리소스를 다 모아 두었기 때문에 화면을 떠나지 않고도 번역 작업을 마칠 수 있고, 사용자가 자신에게 맞도록 화면 배치나 리소스의 종류도 지정할 수 있는 유연성도 있고 트라도스를 비롯한 다른 툴들과 호환성도 있습니다. (나중에 덧붙임: 제가 Fluency 할인 코드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코드를 사용하시려면 여기를 클릭해 보십시오.)

 

장터 기업

이 곳은 제가 보기에 현재 북미에서 (어쩌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번역 사이트인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 여기에 가입했었고, 지금도 가장 등록된 번역가의 수가 많은 곳이라고 봅니다. 포스팅되는 job이 정말 많아서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유용한 자료들과 도움이 되는 유익한 글들도 많이 있습니다. 저는 더 이상 이 곳을 유료 회원 (master translator라고 함)은 아니지만 이곳의 여러 자료들을 지금도 많이 참고하곤 합니다.

이 곳은 현재 제가 유료 회원으로 등록하고 있는 유일한 장터 기업입니다. 무엇보다 에이전시 중심이 아니라, 번역가에게 유리한 여러 특징들을 보유하고 있어서 좋습니다. 블루 보드, 프로 타이틀, 피드백 축적하기 등의 특징들이 있어서 장기적으로 번역가들이 많이 선택하리라 생각합니다.

 

영어 음성인식 프로그램 Dragon NaturallySpeaking

번역가에게 음성인식 프로그램이 왜 필요할까 의아해하시는 분이 계시겠지만, 실은 번역가의 생산성 향상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타이핑이 빠르고 오타를 내지 않는 사람도 음성인식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보다는 속도가 느립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지만 번역가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DOC에서는 물론이고 이메일, CAT tool에서도 작동합니다. 따라서 번역가처럼 생각하면서 문장을 만들어내야 하는 사람이 타이핑에 신경이 분산되지 않고 문장을 형성해 내는 데만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죠.

브라이언의 행복한 번역가 블로그 번역가 되는 방법  프로 번역가의 도구

 

몇 가지 소프트웨어가 있지만 제가 쓰는 것은 Dragon NaturallySpeaking이라는 겁니다. 초기에 시장을 선점해서 지금도 가장 대표적인 상품으로 여겨집니다. 출신 지역에 따라 액센트(예컨대 저는 East Asian 액센트)를 선택하는 등 인식률을 높이는 노력을 꾸준히 하여 초기 인식률이 상당히 높고, 쓰면서 프로그램을 training시키면 점점 더 잘 알아듣게 됩니다. 한국어에서 영어로 번역하는 분들 중에 기술적인 문서보다는 평이한 텍스트(예컨대 이메일, 편지, 블로그 등)를 많이 번역하시는 분들은 꼭 고려해 보십시오. 여러 버전이 있고 용도에 따라 여러 edition이 있습니다만, 데스크탑에서 헤드셋을 사용할 번역가라면, 저는 Dragon NaturallySpeaking Home 13을 추천합니다. (물론 원하시면 프리미엄 이디션이나 블루투스 기능이 추가된 것 등을 구입하실 수도 있습니다.)

 

구글 문서 음성인식 프로그램

브라이언의 행복한 번역가 블로그 번역가 되는 방법  프로 번역가의 도구

최근에 구글 문서에서 한국어 음성인식이 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성능이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상당히 괜찮습니다. 영한 번역을 하시는 분들은 이것을 이용해 볼 만합니다. 물론 영어도 되고 다른 언어도 됩니다만 제가 여기서 특별히 이것을 소개하는 것은 한국어 음성인식을 받아쓰기 형태로 제공하는 것은 이것이 현재 유일한 것 같아서입니다. 물론 공짜입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트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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