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가 경험해서 아는 것만 소개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 주제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제가 거의 해 보지 않은 것에 대해 소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영어 시험 얘깁니다.
우선 제 얘기부터 하겠습니다. 제가 캐나다에서 번역 일감을 찾기 시작했을 때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그냥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링크를 따라 들어가서 등록할 곳에 등록하고 프로필을 만들고 비딩을 해서 첫 일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열심히 해서 제출하고 한 달 뒤에 보수를 받았습니다. 끝.
좀 심하게 단순화시키긴 했지만, 그래도 크게 보면 그렇습니다. 바로 그것이 제 번역가로서의 커리어의 시작입니다.
그런데 이 블로그를 쓰기 시작한 후부터 한국의 번역가들의 사정에 대해 다른 분의 이야기도 듣고, 책도 읽고, 인터넷을 통해 다른 분의 체험기도 읽고, 무엇보다 이것 저것 검색을 꽤 많이 했는데, 그 과정에서 계속 눈에 밟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온갖 종류의 자격증, 그런 자격증을 따기 위한 시험, 그리고 그런 시험을 잘 볼 수 있게 해 준다는 학원(학원인지 확실하게는 모르겠지만) 등입니다. 참 의아했습니다. 저는 그런 것 전혀 하지 않고도 그냥 번역가가 되었는데, 마치 번역가가 되는 정교하고도 복잡한 과정이 있고 그 멀고도 험한 길을 시작하려면 일단 그 첫 단계로서 이런 곳에 다니면서 실력을 계속 쌓아야 하는 것처럼 묘사해 두었더군요.
저는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번역가가 되기 위해 무슨 점수나 자격증을 준비해 둔 일이 없이 그냥 번역가가 되었고, 또 지금도 그런 필요를 전혀 느끼지 않기 때문에 “한 마디로 그런 것 필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력을 쌓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항상 찬성입니다. 하지만 실력 쌓기의 일환으로 시험을 보는 것, 혹은 실력을 증명하기 위한 시험을 보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반대입니다.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비용
사실 무슨 시험이든 시험이란 것이 실력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긴 하죠. 긴장감을 주어서 공부를 하게 만들 수도 있고요. 대학 다닐 때 어떤 선배는 자기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위해 1년에 한 번은 토플을 보는 것이 자기 원칙이라고 하더군요. 그 얘기를 듣고 저는 그것 참 멋지다고 생각했죠. 그분은 게다가 불어 전공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시험 한 번 보는 데 얼마냐고 물어보았는데 대답을 듣고 나서 바로 포기했죠. :D 물론 그때 시험료가 얼마였는지 지금은 기억도 안 나지만, 굳이 볼 필요도 없는 굉장히 비싼 시험을 자기 각성 용도로 보는 것은 가난했던 제겐 꿈같은 일이었거든요.
2. 시험 성적과 실력의 상관관계
실력을 쌓기 위해서 돈이 들더라도 시험을 보겠다면 그거야 누가 말리겠어요? 그런데 이것에 대해서도, 제가 영어 시험이라는 것을 평생 딱 두 번뿐이지만 실제로 경험해 본 적이 있어서 나름 할 말이 좀 있습니다. 하나는 토플인데 캐나다에 유학 오기 위해 보았고, 하나는 IELTS라는 시험인데 이민 신청할 때 제출하라고 해서 시험을 봤습니다. 이 두 번의 시험의 결과는 모두 다 엄청 좋았습니다(다른 건 몰라도 시험 잘 보는 것이 제 특기라서… :D). 그런데 그거 아세요? 제가 시험 준비하면서 느낀 것인데, 참 시험이 잘 설계되었다는 겁니다. 무슨 뜻이냐 하면, 시험 준비를 하나도 안 하고 보면 그 시험의 유형에 익숙하지 않으니까 당연히 자기가 받을 수 있는 성적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겠죠. 그러니까 어느 정도 준비를 해서 시험 시간의 길이나 출제의 경향이나 답을 쓰는 요령 같은 것을 익히면 확실히 점수가 더 잘 나오죠. 그러니까 모의시험을 서너 번 보고 나서 실제 시험을 보면 확실히 점수가 나아진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이상은 아무리 더 많이 준비해도 점수가 더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시험이 국제적인 공신력이 있는 것이겠죠. 다시 말해서 아무리 공부를 해도 기본 실력이 있는 만큼만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시험 구조가 짜여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그런 시험 점수가 당장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그런 시험을 연습 삼아 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그 돈을 들여, 기본 실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하는 것이 백 번 낫습니다.
3. 용도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잘 알려진 시험 두 가지를 제 평생에 딱 한 번씩 봤습니다. 두 번 다 성적을 제출하라고 해서요. 그런데 다른 분들은 그런 시험을 왜 볼까, 왜 다들 그렇게 영어 시험 점수를 잘 받으려고 애쓸까 궁금했었습니다. 제가 나가는 교회가 토론토 다운타운에 있어서 한국에서 어학연수를 온 젊은이들이 꽤 많이 찾아옵니다. 그 젊은이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스펙’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그 말도 잘 못 알아들었는데 이제는 좀 이해합니다. 시대가 변해서 제가 직장을 구할 때와는 달리 좋은 학교 졸업장 하나로는 턱도 없고 거기에 얹어 여러 가지 좋은 스펙을 갖추어야 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제가 재수가 없어서 정말 힘든 시대를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꼭 그런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젊은이들 참 힘들게 삽니다(한국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들의 사정에 대한 기사 읽고 울 뻔했습니다. 국민소득은 캐나다와 비슷한데 한국의 젊은이들은 참 너무도 다른 세상에서 너무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더군요). 토론토에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온 학생들 중에는 여유가 있는 학생들도 가끔 있지만 별 여유도 없는데 그놈의 스펙이란 것을 위해서 이 물가 비싼 토론토로 어학연수를 오고 그 성취물로서 토익이라고 하는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따고 돌아가려고 하더군요. 전 요즘 젊은이들의 취업에 대해서는 도무지 알지를 못하니까 별 할 말이 없지만, 적어도 번역을 위해서라면 그런 시험 준비는 당장 그만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토플이나 IELTS 시험 같은 것이 좋은 번역가의 기준은 전혀 아닙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번역 처음 시작할 때 저는 경력으로 내세울 것이 하도 없어서 그런 시험 점수라도 레주메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런데 그 점수를 아무도 이해도 못하고 이런 건 왜 여기 넣어두었을까 할 것입니다. 얘기가 엉뚱한 데로 빠지는 것 같아서 그만하겠습니다만 번역가에게는 어차피 그런 레주메도 필요도 없습니다.) 토플은 대학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알아보는 쉬운 시험이고, IELTS는 영어 환경에서 생활하고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측정하는 시험일 뿐입니다(general module의 경우). 그러니 둘 다 번역 능력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 (토익이라는 시험은 취업용 시험이라는 것 외에는 제가 잘 모르긴 한데, 아마 그것도 번역과는 거리가 한참 멀지 싶습니다.)
그러니 번역가가 되려고 준비하시는 분들은 그런 시험 준비하는 것, 그런 시험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으려고 노력하시는 것, 당장 그만두십시오.
하나 더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쓰면서부터 한국 사이트를 많이 검색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초벌 번역사 자격증 시험’이라는 것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그게 뭔지 몰라서 참 의아했습니다. 한국에는 참 학원도 많고 자격증도 많고 단계도 많고 절차도 많은 것 같습니다. (소위 ‘초벌 번역사’라는 것만 해도 단계가 3단계나 되더군요.) 영어 실력을 늘리는 일에야 누가 무슨 반대를 하겠습니까? 하지만 무슨 자격증이니, 그런 것을 따기 위한 시험이니, 그런 시험에 합격하도록 지도해 주는 학원이니 하는 것을 잔뜩 만들어서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갈 길을 모르는 젊은이들 앞에 또 하나의 헷갈리는 표지판을 세워두는 일, 또 하나의 장애물을 설치해 두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선 초벌 번역사라는 것이 뭔지를 정말 모르겠습니다. 초벌 번역사란 필시 완벽한 번역을 하지 못하는 낮은 단계의 번역사로서 고수 번역사를 위해 엉성하고 불완전한 번역을 하는 번역사라는 뜻일 텐데, 제 의견을 말하자면 그런 번역사는 존재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번역이라는 것이 무슨 도자기도 아닌데, 초벌로 한 번 한 것 위에 고수가 한 번 더 손을 보면 더 단단해지거나 빛이 나거나 하는 것입니까? 결코 그렇지가 않습니다. 초벌 번역은 다듬는다고 좋아지지가 않습니다. 제가 이미 이 블로그에 프루프리딩에 대한 포스트를 6개나 올려 두고 거기서 프루프리딩이란 것에 대해 꽤 자세히 설명해 두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미 완성된 번역, 최대한으로 잘 번역된 것을 자기가 다시 보고 또 다른 사람이 새로운 눈으로 보아서 ‘실수’를 잡아내는 작업입니다.
그렇지 않고 실력 없는 사람이 엉성하게 작업한 것(오탈자나 실수로 무엇을 빠뜨리거나 한 것이 아니라 아예 의미 파악과 문장 구성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을 고수가 제대로 된 것으로 만드는 것이 프루프리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번역을 실제로 해 보지도 않은 사람입니다. 한번 해보라지요. 그게 어디 그렇게 되나. 사실 엉성하게 작업해 놓은 것을 고치느니 차라리 처음부터 다시 번역하는 것이 훨씬 더 빠릅니다. (프루프리딩에 대한 이해 6을 읽어 보십시오). 심지어 상당히 잘 해 놓은 번역을 손질하는 것조차도 번역하는 것에 비해 시간이 그리 많이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그런 이유로 저는 개인적으로 프루프리딩 서비스를 아예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비즈니스 전략에 속하는 것이고, 프루프리딩 서비스를 제공하는 번역가도 많습니다. 다른 사람의 작업에 대한 프루프리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어리석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프루프리딩과 번역은 전혀 차원이 다른 작업이라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만약 소스 문서가 대충 무슨 뜻인지를 아는 것이 초벌 번역을 통해 고수 번역가가 얻고자 하는 것이라면, 굳이 비싼 돈 들여서 초벌 번역가에게 그런 것 맡길 것 없이 CAT tool에 넣어서 machine translation을 돌리면 됩니다. 그러면 한 10,000 단어 짜리문서도 약 3분, 길어도 5분이면 뚝딱 나옵니다. 이 무시무시한 컴퓨터의 속도를 초벌 번역가가 따라갈 수 있나요? (모르긴 해도 이 정도의 양을 초벌 번역가라는 사람이 사전 찾아가면서 더듬더듬 번역하려면 족히 두 달은 걸릴 걸요?) 그리고 소위 초벌 번역이라는 것이 소스 문서가 대충 무슨 뜻인지를 전달하는 것 이상의 효용을 제공할 수 있나요? 설령 그렇다고 한들, 초벌 번역이라는 것이 machine translation의 비용과 경쟁할 수 있나요? machine translation의 비용은 0원입니다.
긴 이야기를 짧게 줄이자면 소위 말하는 초벌 번역이라는 것은 그 개념 자체부터가 문제인 것입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개념을 만들어서 그렇지 않아도 모호하고 애매한 길을 더욱 헷갈리게 만들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번역 비즈니스는 외국어를 국어로 옮기고, 국어를 외국어로 옮겨서 돈을 받는 비즈니스입니다. 거기에 ‘초벌’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자기 번역에 대해 책임도 못 지는 ‘번역사’, 남이 다 뜯어고쳐 주어야 비로소 어느 정도 말이 되는 그런 작업 밖에 못하는 ‘번역사’, 그래서 남의 등 뒤에 숨는 무책임한 ‘번역사’가 설 공간은 아예 없습니다. 그런 사람은 ‘번역사’이든 ‘번역가’이든 그런 호칭을 들을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저는 초벌 번역이니 초벌 번역사 자격증 시험이니 하는 것을 보는 순간 짜증이 나고 이게 쓸모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직감이 왔는데, 그래도 제가 한국을 떠난 지 꽤 시간이 지난 터라, 혹시 제가 실수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감히 이것에 대해 쓰지를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김우열 님이 쓰신 책에 보니까 거기도 확실하게 나오더군요. (이 책은 ‘번역가를 위한 리소스’ 페이지에 가시면 링크가 있습니다.)
“물론 언젠가부터 번역사 자격증이니 하는 것이 생긴 듯한데, 상술이 만들어낸 의미 없는 자격증에 지나지 않는다.” (p. 19: 일본문학 번역가 권남희님의 추천사 중에서)
“출판 번역가가 되는 것이 목표라면 굳이 이런 번역 시험에 목 매달 필요가 없습니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지요.” (p. 50)
이것을 읽으니까 더욱 확신이 생기더군요. 제가 지금까지 쓴 것은 번역가가 되는 특별한 과정이 없으니 아무나 번역에 뛰어들면 된다는 얘기는 전혀 아닙니다. 제가 누누이 강조하듯이 적성도 실력도 없는 사람은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정말 번역가가 되려고 하는 분은 위와 같은 여러 시험들, 토플이니 토익이니 IELTS니, 초벌 번역사 자격증이니 하는 것들을 거들떠 볼 필요가 전혀 없고, 그런 공부할 시간에 그야말로 진정한 외국어 실력을 쌓으시라는 것입니다. 시험을 위한 공부와 진정한 실력을 쌓는 공부는 다르다는 것, 저도 알고 여러분도 알지 않습니까?
선생님께서 올리신 글을 보고 많은 걸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저도 소위 “당한” 젊은이 중 한 명이지만, 공부하면서 실전에 부딪혀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계정 등록이 안되던데 점검중이신 건가요?
감사합니다. 계정 등록 말씀을 하신 것을 보니 아마 화면 우 상단의 My account를 클릭하셨나 봅니다. 개인 어카운트는 유료코스를 학습할 때만 필요하고, 나머지는 별도의 로그인 없이 뭐든 다 읽으실 수 있어요. 다만 화면 오른쪽에 있는 뉴스레터 신청은 해 두시면 좋을 것입니다. 그냥 이메일만 입력하면 됩니다.
옛날 글 이라 그런가.. 요즘은 번역자격증 없으면 공증이 불가능해요 ㅠ
구체적으로 어디서 발급하는 어떤 번역자격증을 말씀하시는 건지요? 그리고 어디 가서 무슨 공증을 하는 데 그런 자격증이 필요하던가요? 구체적으로 밝혀주시면 제가 알아보고 소개하겠습니다만, 막연한 ‘번역자격증’이란 표현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도 그런 것 모르고 제가 아는 모든 분들(한국에서 활동하는 번역가들 포함)도 그런 자격증은 모릅니다.
번역자격증이라는 게 어떤 건지는 모르지만 저도 그에 관련한 경험이 있습니다. 2007년에 귀국하면서 군입대에 필요한 서류 중 고등학교 졸업장이 있더군요.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다니면서 이를 한국에 등록하기 위해 공증을 받아야 했지요. 그 절차를 잘 모르니 법무사의 도움을 받게 되었는데요, 제가 번역자격증이 없어서 자체적으로 번역의 정확도를 증명할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그땐 어렸고 귀국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제대로 알아볼 생각도 못 한 부분은 제 잘못이기도 하겠네요.) 솔직히 번역능력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분이었고 번역공증료도 비싸서 제가 번역을 해오면 공증도장만 찍어주는 걸로 디스카운트 해주겠다고 하셔서 번역도 제가 해놓고 이 파트가 이 파트다 하나하나 짚어주고 ‘번역’공증료를 낸 적이 있네요. 지금 생각해봐도 그 번역자격증이 도대체 뭔지 궁금합니다 ㅋㅋㅋㅋㅋ 저도 파트타임 방송번역 경험이 있지만 그런 걸 요구한 곳은 전혀 없었는데 말이죠 ㅋㅋㅋ
혹시라도 공증인이 되기 위해 번역실력이나 번역관련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면 그건 오해입니다. (윗글을 쓰신 분이 그렇게 오해하신 것 같지는 않지만 혹시 다른 분이 그렇게 오해하실까봐…) 공증인은 영어(혹은 무슨 다른 외국어)를 못해도 됩니다. 법조경력(10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하네요)이 있기 때문에 공증인이 될 수 있는 것이지 외국어를 잘 하기 때문에 공증인이 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소위 번역 공증은 굉장한 번역 능력 혹은 거창한 번역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번역 내용을 공증하는 것이라고 오해하기 딱 좋은데, 그런 것이 아니고 실은 어떤 번역을 누가 한 것인지를 확인해 주는 것, 즉 ‘번역인을 공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번역의 정확성에 대한 책임을 실제 번역인과 법적으로 확실히 연결시켜주는 것이지요. ‘번역 공증을 둘러싼 오해와 궁금증’이라는 포스트가 있으니 그걸 읽으면 참고가 많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초벌 번역이 어쩌고 하면서 자격증/교재 팔이질로 애들 등쳐먹고 사기 치는 인간 쓰레기들 많죠.
지가 속은 인간이라 쉴드 치는 거면 저능아인 거고, 그쪽 업계 인간이라 언플하는 거면 자살하세요.
안녕하세요
최근 이 글의 주제가 된 그런 부류의 기관에서 새로운 모델을 개발한 것 같아서 댓글 남깁니다.
이번에는 2년 2개월 과정으로 투입되는 비용은 약 1000만원에 가깝습니다. 2년 2개월 과정을 진행하면서 훈련 명목으로 번역물을 받게 되는데 이에 대한 번역료는 일체 지급하지 않는다고 하구요. 역시 마찬가지로 코스 내용을 훑어 보면 초벌번역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이제는 예비 단계 후 초벌 단계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네이버 등지에서 이 기관을 검색해 보면 안 좋게 쓰여진 글은 대부분 어떤 업체인지 밝히지 않습니다. 유명세에는 비판이 따라오기 마련인데 그런 비판이 없다는 점은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죠.
언제쯤 이런 업체들이 정리가 되고 진짜 제대로 된 번역 문화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번역가가 되려는 사람입니다. 전문 번역가가 되려면 멀었지만 이제부터 차근차근 해볼 생각이에요. 대한민국을 대표한다고 자칭 일컫는 한 기업이 있는데, 백여만원의 수강료를 내면 번역가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게시글이 오래되어서 현재도 그러한 일종의 사기(?) 수법이 흔한지, 제가 의심해볼만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여쭤보고싶습니다!
한치의 의심없이 진행해온지라(아직 일주일 남짓 되었기에 되돌릴 기회가 있습니다) 많이 당황스럽고, 꼭 짚고넘어가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그 기업이 뭔지 밝히지 않으시면 제가 도와드릴 수가 없지요. 하지만 구글에서 그 기업을 검색해 보시면 관련 자료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그 기업이 맞는다는 전제하에 말씀드리자면, 그 훈련을 받으면 번역가가 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 훈련은 어디까지나 기초 지식을 알려주고 번역 연습할 기회를 주는 ‘훈련’이거든요. 말하자면 수강료가 꽤나 비싼 학원 비슷한 거죠.
저도 그 초벌 번역이라는 텔레마켓터에 혹해서 70만원을 지르고 말았어요… 아직 강의 수강 하나도 안했고 환불 받으려고 노력중인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ㅠㅠ
안녕하세요 저는 몇 달 전 캐나다로 와서 일을 하며 번역을 해보려고 하고 있는 막 입문한 사람입니다. 저는 upwork에서 여기저기 지원을 했는데 답이 한군데도 안오더라구요ㅜ 번역에 대해서 아무런 경력도 없고 자격증 같은거도 없다보니 그런가 싶네요ㅜ 혹시 제일 처음에는 어느 사이트에서 번역을 구할수 있으셨나요? 아 그리고 여기서 정말 유용한 정보 많이 얻어서 늘 정말 감사합니다
제 블로그에서 “장터 기업”이라고 검색해 보시면 관련 글들이 나올 겁니다. 저는 Proz.com을 이용합니다.
안녕하세요. 캐나다로 이민을 준비 중입니다. 혹시 캐나다에서 번역가를 하려면 꼭 CTIC에 등록 되어 있어야 하나요? 그리고 translator라는 직업이 캐나다에서는 regulated occuapation 직군에 속하나요? 검색능력이 비루하여 현지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계신 필자 분께 여쭙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Bryan님!
번역일에 대해 읽어본 글 중에서 가장 희망적인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질문이 몇 가지 있어서 댓글 남깁니다. DM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아쉬운 마음에 댓글만이라도 남겨요!
저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외국에 만 4살 때 가서 16살 때까지 평균적으로 3년에 한번씩 외국(주로 유럽) – 한국을 들락날락했어요. 그리고 16살때부터 14년간 쭉 캐나다로 이민와서 살고 있고요. 외국에 살 땐 미국 혹은 영국 국제학교를 다녔고, 한국에서 중학교 나온 덕분에 영어 & 한국어 둘 다 유창하게 하는 편이에요. 대학도 캐나다에서 심리학 (honours) 전공했어요.
제가 월-금 직장을 다니다보니 최근들어 재택근무에 관심이 생겨서 나중에 석.박사 과정을 밟기 전까지만이라도 번역일을 하고 싶어서 인터넷에서 찾다보니 자격증이며 시험 같은 걸 보거나 학교를 다녀야한다거나 그런 절망적인 글 밖에 못 보다가 Bryan님 글을 보고 희망이 생겼어요!
제가 궁금한 건..
1) 저같이 번역일에 경험이 없어도 고용해주는 곳이 있을까요?
2) 어느 사이트에서 일거리 찾아보셨나요? (이력서도 함께 제출하셔야 했겠죠?)
3) 번역일에 경험이 없어도 저의 language proficiency 를 증명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없을까요?
4) 혹시 저같은 사람들을 받아줄만한 회사가 캐나다에 있을까요? (시험이나 자경증없이)
감사합니다!
4)
1) 네.
2) 주로 Proz.com입니다.
3) 없어요. 오직 경험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떻게든 일단 일을 시작해서 이런 경험이 있다고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4) 많습니다. 실은 시험이나 자격증이 필요한 곳이 오히려 없기 때문에 답을 하기가 좀 애매하네요. 프로필을 정성껏 작성하셔서 계속 문을 두드려 보세요.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시간이 지나 조금씩 실력과 경험이 쌓이면 갈수록 쉬워집니다. 마지막으로 왜 캐나다 회사를 찾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캐나다 회사도 좋겠지만 전세계 어느 회사든 괜찮아요. 오히려 캐나다 회사와 일하면 GST를 (먼저 받아서) CRA에 내셔야 하는데 외국 회사와 일하면 그런 의무가 없어요. 기타 자세한 사항을 제가 다 여기서 설명할 수는 없으니 다른 포스트들을 많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토익토플 이런점수에 연연해하지말고 실력을키우라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영어실력향상위한 공부법이 따로있을까요?
그래머, 리딩, 롸이팅 위주의 기본부터 다지는게 좋을까요?
안녕하세요? 글을 보니 정말 희망이 생겼습니다.
문의드리기 위해 댓글 남깁니다.
저는 간호사이고, 단지 어렸을때의 해외 경험으로 배운 영어로 현재 어느 대학병원 통역 간호사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번역 업무는 사실 처음인데요, 재택에 관심이 많고, 특히 지인 분께서
번역 중 ‘의학 번역’하는 사람은 더 귀하다고 하여 관심이 더욱 더 생겼습니다.
번역 업무를 한 적이 한번도 없고, 또 사실 writing보다는 speaking에 더 자신이 있다보니..
걱정되어 Y대에서 시행하는 통번역 코스 를 수강하고자 했는데, 비용이 약 300만원이나 소요된다 하여 선뜻 시작하질못하고 마음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었습니다ㅠㅠ..
이 글을 보고 몇가지 여쭙고자 연락드립니다.
1. 의학 번역을 하고 싶은데, 저는 어디에서 구직을 해야 할까요?
2. 저처럼 영문학과나 통번역학과나, 미국 대학교도 나오지 않는 스펙 없는 ‘평범한’ 간호사를 의학번역사로 고용을 할까요?
3. 공부는 어떻게 해야되나요? 일단 단기 알바를 통해 경험을 쌓는 방법 뿐인가요? 경험이 없는 제가, 고용이 되어도 일을 잘 못해낼까봐 두렵습니다 ㅜㅜ..
바쁘신 와중에 긴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언제 지워질지 모르겠으나 새로운 사업 모델이군요, 번역은 미끼이며 , 자격증판매 사업으로, 돈이 될지 이것에 끌려 돈을 지불하는 사람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 사업 성공 사례 있으면 공유 요청 합니다.
이것보다 알바 자격증 사업이 대중성이 있을것 같은데.
동네 구멍가게와 같은 영어학원에서 중,고등학생들 영어를 가르치며 웹프로그래밍을 하고 있습니다.
자격증, 스펙 문제에 대해서는 저도 깊이 공감합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채용 문화가 실력보다 스펙을 중시합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요.
때문에 입시, 취업준비와 연결하는 학원 강의에 대부분 목을 매는 것 같네요.
저도 한 때에 외국어대학교 동시통역대학원 진학을 생각했었고 외국어번역행정사 자격증 취득에도 잠시 눈을 돌렸었네요.
하지만 “실력”만이 진짜 자격증이란 것을 깨닫고 지난날 어리석게 살아온 것을 반성하며 살고 있습니다.
여기 번역가님들의 글에는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 세계도 살벌합니다. 아무리 좋은 학교 나오고 상위 자격증 있어도 결국 “개발 실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지요.”
반백년을 헛살았다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여기 계신분들의 진솔한 이야기에서 깨달음과 힘을 얻어 갑니다.
그래서 좀 더 노력을 투자해서 좋은 영어 작품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우리말로 집필된 좋은 작품을 영어로 번역하는 일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중장년층에도 도움되고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 인재들에게도 의미있는 길을 제시해주셔서 고마운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번역일에 관심이 생겨 한국에서 자격증을 알아보던 참인데 어렵군요. 제 번역물이 얼마나 적합한지 완성도는 충분한지 자격증을 통해서 검증받아야겠다 싶었거든요. 번역가로 일을 구하는데 인맥이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는걸 본적있는데, 전공이나 자격증이 큰 의미가 없다고들 하시고 실력만 인증받으면 되는 분야인만큼 고용주에게 능력을 어필하는게 참 힘들듯합니다. 예를들어 영어를 몰라서 영어번역을 맡기려고 하는 고용주에게 관련 자격증이나 경력 없이 저의 샘플 번역본 같은걸 보여줘봤자 의미 없을테니까요. 요새 한국엔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사람이 많지만, 중요한점은 얼마나 본 뜻에 가깝고 매끄럽게 번역하느냐 일텐데 그런 부분을 증명하는것이 어려워 답답하네요. 저는 봉사 개념으로 번역을 많이 해보면서 reference를 써주실수 있는 분을 찾아봐야겠어요.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호주같은경우는 NAATI라고 통번역 자격증 주는곳이 있어요. 왠만한 번역본은 NAATI Certification보유자가 아니면 인정 안해줘요. 공증의 경우 NAATI 인증 번역가가 번역하고 JP에게 공증 받을수있구요. 호주 외의 다른나라들은 공증받을 정도의 중요한 서류를 아무나 번역할수있다면 상당히 놀랍네요.
정말 좋고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