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
100명 중 98명이 틀리는 한글 맞춤법 1,2,3권 리뷰
요 몇 년간 제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오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만났던 아주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저지르는 어떤 맞춤법의 오류인데요. 바로 자신의 지인 이야기를 할 때 “제가 ‘아시는’ 어떤 분은요.”라고 말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말실수라고 생각했는데, 그 후로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나중에는 내가 잘못 알고있는 것은 아닌지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검색하고 말 것도 없이, 너무나 당연하게도 ‘제가 아시는 분’이라는 표현은 옳지 않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높이게 되는 높임말이기 때문이죠. ‘제가 아는 분’ 혹은 ‘저를 아시는 분’이라고 해야 옳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국립국어원에 같은 질문을 한 사람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혹시 궁금한 분이 계실까 하여 링크를 첨부합니다. 여기를 클릭해 보세요.
이런 사건 이외에도, 요즘 인터넷 기사에 달린 덧글이나 지인과의 카카오톡 대화 등에서 적잖은 맞춤법의 오류를 발견하고 혼자 괴로워하곤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하네’를 ‘~하내’로 쓴 경우입니다. 왠지 모르겠으나 볼 때마다 짜증이 치솟으니 어찌할까요.
통번역가는 외국어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사실은 국어 실력이 가장 출중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외국어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그 내용을 적절하게 한국어로 옮기지 못하면 번역가 혹은 통역가라고 할 수 없겠죠.
특히 번역한 내용을 글이나 다른 어떤 형태로 남기게 되는 번역가에게 있어, 맞춤법이란 번역 내용 다음으로 가장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번역을 시작하고 얼마 동안은 내용을 번역한 시간 이상을 들여 맞춤법 검사를 하곤 했습니다. 사소하다고 생각하며 넘어간 맞춤법의 오류가 번역의 질을 확 떨어뜨리고 번역 내용마저 신뢰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통역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록하지 않기 때문에 증거가 남지 않을 ‘~하내’와 같은 오류는 제쳐두더라도, 맞춤법 오류는 전체 문장의 의미마저 바꾸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이 책 ‘100명 중 98명이 틀리는 한글 맞춤법’에는 번역가가 직접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법한 팁이 가득합니다. 제목만 보면 문법에 관한 책이기 때문에 지루하거나 읽기 힘들 것 같다는 선입견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읽어 보면 재미있는 삽화도 많고, 명확하고 흥미로운 예시 문장도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2권 6장에 보면 황당한 맞춤법 파괴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저는 읽으면서 한참동안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내용도 웃기지만 저자의 설명도 재미가 있습니다.
맞춤법 전문가인 저자 김남미 교수님은 책에 맞춤법의 기초부터 사람들이 잘 틀리는 맞춤법 등도 꼼꼼히 알기 쉽게 정리해 놓았습니다. 모두들 그렇겠지만 잘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해도 막상 써보면 틀린다든가, 혹은 내가 맞게 썼는지 아닌지 100% 확신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앞장부터 찬찬히 읽어봐도 좋으며, 내가 헷갈렸거나 알고는 있었지만 왜 그렇게 써야하는지는 설명할 수 없었던 맞춤법을 들추어 보며 이해하고 넘겨도 좋을 책입니다. 일상 생활을 살아가는 일반인들도 맞춤법을 알고 제대로 사용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따라서 누구든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지만, 특히 번역가와 통역가에게 필독서 목록이 있다면 이 책은 그중 단연 톱에 올라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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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100명 중 98명이나 틀리다니 참 놀랍네요…
이거랑 비슷하게 ‘저에게 여쭤보신 분’ 이라며 상대를 높이는 건지도, 낮추는 건지도 모를 요상한 말을 쓰는 경우도 많죠. 특히 어설프게 존댓말을 배운 비전문 방송인이나 인터넷 BJ중에 특히나요. 단순히 ‘저에게 물어보신 분’ 또는 ‘저에게 질문하신 분’이라고 해도 충분할텐데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존대표현을 써야 한다는 강박만 있으니 이런 해괴한 말이 나오나 봅니다.
와우 저도 관심이 가는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