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시작하며

번역이 즐거운 일이고 번역하며 먹고 사는 일이 행복한지, 아니면 힘들고 짜증스러운 일인지를 객관적으로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번역이 아무리 좋아도 번역하는 사람이 좋아해야 비로소 좋은 것입니다. 물론 저는 번역을 좋아합니다. 일단 일을 시작하면 빨리 몰입할 수 있습니다. 비록 오래는 못하지만 좀 쉬고 나면 또 금방 다시 시작할 맘이 생깁니다. 그리고 한 단어도 번역하지 않고 하루가 지나가면 잠이 잘 오지 않습니다. :-)

그런데 번역을 좋아하는 것은 비단 번역 작업 자체에 대한 적성이나 몰입과는 좀 다른 이유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건 바로 번역을 하며 사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멋진 라이프스타일이 아닐까 합니다.

번역을 해서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실은 상당히 잘 버는 사람도 상당히 많습니다!), 일하면서 내 맘대로 음악이나 자연의 소리를 즐기고, 커피 향을 즐기고, 가끔 삼천포로 빠져서 흥미로운 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또 상당한 정도로 시간 조절을 할 수 있어서 내가 원하는 것은 거의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운동하고 산책하고 영화보고 책 읽고 취미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집에 번역방을 꾸려놓았으므로 출퇴근의 고통도 없고 직장생활의 대인관계 스트레스도 없습니다. 지겨우면 동네 카페에 가서 한두 시간 일하다 올 수도 있습니다. 마음 먹으면 일박이일이나 이박삼일 여행도 훌쩍 떠날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일이주 혹은 한두 달 물가가 싸고 따뜻한 외국에서 살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러는 동안 일을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노트북 하나 챙겨가면 언제 어디서든 고객과 연결되고 클라우드에 있는 내 파일들을 꺼내올 수 있습니다. 세상이 좋아져서 이제는 그런 일을 하면서 전원이나 와이파이 걱정도 별로 할 필요가 없어졌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는 데 무슨 대단한 돈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작정하면 되고 조금 생각하고 준비하면 됩니다. 이런 것이 저의 경험이고 일상입니다. 다른 사람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몰라도 저는 이런 삶을 멋진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좀 나누고 싶어서 “번역가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 자랑하려는 것은 아니고(maybe a little bit), 어떤 것이 가능한지 보여드리고 그럴 때 알면 좋은 정보와 조언도 조금 써보려고 합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갑자기 할 말이 굉장히 많아집니다. 조금씩 써보겠습니다.

Bryan
Bryan

브라이언은 의료분야에서 한영번역을 하는 번역가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내와 둘이 삽니다. 여행과 독서와 음악과 커피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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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