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에서는 우리가 속한 번역 시장을 넘어서서 언어 시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눈 앞에 있는 프로젝트를 열심히 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때로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가 전체적으로 어떤 트렌드로 가고 있는지,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앞으로 전망은 어떤지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오늘은 언어 시장에 대한 통계 자료를 좀 살펴 봄으로써 우리가 속한 언어 시장의 개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몇 년 전에 Proz에서 아주 전 세계 언어 시장에 대한 아주 훌륭한 분석 보고서를 하나 올렸는데, 다시 찾으려고 하니 아무리 찾아도 없네요. 정말 아쉬워요… 꿩 대신 닭이라고, 미국 언어 시장에 대한 분석 자료가 있어서 그것 중심으로 대략 북미의 언어 시장에 대한 개관을 제시해 보려고 합니다.
자료 출처는 http://www.economicmodeling.com/2012/03/21/industry-report-translation-and-interpretation-services/입니다.
우선 언어 산업을 구체적으로 보기 전에, 이 사이트에서 2007년 이후 40% 이상 성장한 산업 다섯 개를 골라서 제시해 주었습니다.
위의 표를 보시면 통역 번역 산업이 2007년에서 2011년 사이에 49% 성장을 이루어서 모든 산업 중에서 성장률 3위를 기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2011년 임금 평균이 $64,171로 나와 있네요. (이 수치는 미국에 있는 통번역가의 평균 수입으로 보기에는 조금 애매합니다. 아래에서 조금 자세히 분석하겠습니다.)
이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언어 산업을 살펴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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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언어 산업 성장률 |
위의 도표를 보시면 이 산업의 가파른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 그래프의 예측처럼 성장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는 그렇게 되었으리라고 짐작합니다. 사실 이 정도의 성장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미국이 이 시기에 깊은 경제 침체를 겪고 이제야 좀 회복하려고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죠.
또 하나 보실 자료가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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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언어 산업 내의 직업 분포 |
위의 자료를 보시면 번역가와 통역가가 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5% 밖에 안 된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건 좀 의아하게 여기실 수 있는데요, 이런 조사에서는 technical한 조건을 따라서 엄밀하게 조사하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예를 들어 저만해도 제 고객의 54%가 미국에 있지만 그 어떤 agency에도 제가 employee는 아니거든요. (이 부분은 다른 포스트에서 자세히 설명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이 통계에 잡힌 5%는 소위 in-house translator와 interpreter들을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많은 주의 정부기관이나 병원 등에서는 스페인어 통/번역가를 employee로 고용할 만큼 수요가 많죠. 그렇게 보면 아까 위에서 제시된 산업 평균 임금이라고 하는 것도 번역가의 수입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번역가는 그 자신이 독립적 business이기 때문에 개인의 세금 보고로 잡히지 이런 식의 산업 분석 보고에 수입이 잡히지는 않죠.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료를 통해 미국 내에서 언어 산업(번역, 통역 등)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많은 agency들이 생겨나고 있는지 등을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덧붙이자면 주별 통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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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별 언어 산업 일자리 수와 평균 임금 |
여기서 보면 캘리포니아가 압도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원인이 따로 분석된 것은 없지만, 제가 보기에는 일단 이민자들이 많고, 또 태평양에서 가까워서 시차적인 면에서 아시아 시장과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평균 임금과 성장률 측면에서 살펴보면 오히려 작은 버지니아가 훨씬 더 상황이 나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도 수요와 공급이 빚어내는 시장의 재미있는 모습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