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1: 기계 번역은 번역가의 직업을 위협하는 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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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은 늘 새로운 가능성을 낳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일단은 부정적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그것에 적응하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부담스럽고 또 그 새로운 기술이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올까봐 염려도 되기 때문입니다. 20세기 초 이래로 눈부신 기술의 발전은 세상을 바꾸는 중심적인 힘이었고, 그 힘이 정치와 경제와 심지어 사람들이 일하고 생각하는 방식까지도 바꾸어 왔습니다. 번역도 마찬가지 변화를 겪어 왔습니다. 기껏해야 외국어 사전과 백과 사전을 참고해 가면서 종이와 펜으로 번역하던 시절이 그리 멀지 않은데, 타이프라이터와 워드 프로세서를 거쳐 오늘날은 컴퓨터의 힘을 이용합니다. 더구나 인터넷이라는 매체 때문에, 일의 내용도 바뀌고, 일을 주고받는 방식도 근본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변화의 핵심에는 두 가지 기술적 혁신이 있습니다. 하나는 CAT tool이고 다른 하나는 기계 번역(machine translation)입니다. (기계 번역이란 말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쉽지만 이미 굳어진 용어 같아서 저도 그냥 그대로 쓰기로 했습니다.) 이 코스는 기계 번역과 관련된 두려움과 오해를 설명하고 나아가 그런 두려움과 오해를 넘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코스입니다.

 

누가 기계 번역에 관심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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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3가지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1. 기계 번역 개발자
  2. 기계 번역을 이용하려는 최종 수요자
  3. 기계 번역을 이용하려는 번역가

 

그런데 이 3부류의 사람들은 기계 번역에 대한 입장과 관심은 매우 다릅니다.

 

1. 기계 번역 개발자

는 기계 번역의 역사와 기계 번역의 작동 원리에 대해 관심이 있을 것입니다. 타겟 언어의 문법을 컴퓨터에게 가르쳐서 번역을 하게 할 것인지 아니면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하여 통계적으로 우세한 타겟 세그먼트를 제시하는 식으로 번역할 것인지 등은 기계 개발의 역사와 컴퓨터 처리 속도와 인터넷으로 이용가능한 데이터 등과 관련된 것으로서 개발자들이 매우 흥미로와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나머지 두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별로 관심이 가는 것은 아닙니다. 설사 관심이 있더라도 별로 유용하지는 않습니다.

 

2. 기계 번역을 이용하려는 최종 수요자

들이 있습니다. 오늘날 기계 번역의 대단한 위력에 대한 소문 때문에 인터넷에서 우연히 발견한 어떤 외국어 컨텐츠가 무슨 내용인지 궁금한 어떤 개인에서부터 자기 회사의 방대한 데이터를 외국어로 혹은 외국어로 된 방대한 데이터를 자국어로 번역할 필요가 있는 기업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최종 수요자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들 중 대부분은 외국어도 모르고, 기계 번역의 원리에도 관심이 없으며, 그것을 효과적으로 잘 사용할 줄도 모르기 때문에,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는 수가 많습니다. 하지만 기계 번역을 매우 유용하게 잘 이용하는 최종 수요자들도 있습니다. 프리랜서 번역가의 관심은 이들 최종 수요자의 관심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겹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다룰 것입니다.

 

3. 프리랜서 번역가

이들은 번역 전문가로서 두 언어에 대해 깊은 지식이 있고 어느 정도는 기계 번역과 경쟁 관계에 있으면서도 기계 번역을 자신의 번역 과정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기계 번역을 두려워하거나 경멸하여 아예 상대도 하지 않으려는 번역가들도 많이 있습니다만, 그런 사람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코스는 이렇게 자신의 번역 과정에 기계 번역을 적어도 부분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번역가들에게 단계와 요령을 가르쳐 주는 코스입니다. 따라서 기계 번역의 역사와 작동 원리, 기계 번역이 잘 작동하게 하기 위한 문서 작성 혹은 문서 사전 편집 요령(pre-editing) 등은 다루지 않습니다. 대신 본 코스에서는 다음 네 가지를 제공합니다:

  • 플루언시에서 기계 번역을 실제로 이용하는 방법
  • 기계 번역에 적합한 텍스트를 알아보는 안목
  • 기계 번역의 결과를 효과적으로 다듬는 사후 편집 요령
  • 번역 시장에서 기계 번역과 관련된 프리랜서 번역가의 전략.

 

기계 번역은 번역가를 대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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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과거에 미래에 대해 예측했던 말들을 되돌아 보면, 가까운 미래에 대한 것은 맞추는 경우가 꽤 있지만 먼 미래에 대해서는 잘 맞추지 못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전화나 개인용 컴퓨터 등에 대해 소위 최고의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황당한 소리들을 했는지 인터넷에서 한번 찾아 보십시오.) 하물며 저같은 사람이 무슨 대단한 말을 하겠습니까. 그렇긴 해도, 실제로 번역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기계 번역도 상당한 정도로 다루어 본 사람으로서 저의 견해를 굳이 말씀드리자면, 저는 기계 번역은 번역가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원히 못한다고야 말씀드릴 수 없겠지만 (누가 그런 식의 예측을 할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영원히’라는 말이 사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 글을 읽는 분들의 일생 동안에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는 꽤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긴 말씀을 드리면 지겨워하실 것 같아서 아주 간단히 말씀드리면, 컴퓨터와 인간은 잘 하는 분야가 매우 다릅니다. 컴퓨터는 인간과 비교해서 반복 작업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기억도 매우 정확합니다. 사람은 이 면에서는 도저히 컴퓨터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이에 반해 인간은 컴퓨터보다 판단력과 적응력과 창의성과 상상력이 뛰어납니다. 위의 비교를 언어와 관련해서 생각해 보면, 컴퓨터는 잘 쓰이지 않는 단어도 금방 찾아서 그 대응되는 말을 띄워주지만 적응력도 없고 종합적 이해력은 정말 바닥인지라 사람들이 비꼬아서 한 말, 비유(metaphor)적으로 한 말, 빗대어서 한 말, 반어적으로 한 말, 기분이나 태도를 반영하여 선택한 단어나 어투, 시적인 표현 등은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Shakespeare의 작품을 기계 번역으로 돌리면 안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인간 언어의 저런 측면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핵심적인 부분인지라, 늘 새롭게 만들어지고 cliché가 되어 기계가 이해할 만하면 인간들은 그런 표현을 경멸하면서 피하는지라, 컴퓨터가 어떤 언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에 대칭되는 외국어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거나 (따라서 기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컴퓨터로서는 인간의 변덕과 일관성 없음이 한심하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매우 짧게 썼지만 이정도면 이해하시리라 봅니다.)

 

그런데 위의 말을 오해하시면 안됩니다. 컴퓨터가 그렇게 창의성이 없고 판단력이 부족하니 소위 말하는 기계 번역은 조만간 그 열등성이 알려져서 퇴출되겠구나 하고 생각하신다면 큰 오해입니다. 전세적인 문맹퇴치와 인터넷의 등장은 그야말로 번역 수요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왔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까지의 폭발은 예비 폭발 정도에 불과하고 정말 큰 폭발은 아직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문서의 양은 어마어마하고 글로벌라이제이션으로 인해 그 엄청난 양에 대한 번역 수요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human translators)은 그 엄청난 양의 문서를 도저히 다 번역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불가능합니다.

 

바로 여기에 기계 번역의 자리가 있습니다. 즉, 외국어로 된 문서의 내용을 이해한 인간 번역가가 다른 언어로 그 문서를 번역하는 것을 기계 번역이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번역가가 할 수 없을 정도의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어떤 특정한 방식과 수준으로 처리하는 것이 기계 번역의 역할과 임무라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컴퓨터는 그런 일을 해 내기에 아주 적합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엄청난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정확성 때문에 사람은 숨이 막힐 만한 양을 거의 실시간으로 처리해 내는 알라딘의 요술 램프 같은 능력이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기계 번역은 실패한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기계 번역은 그 동안 과도한 비현실적인 기대와 지나친 폄하를 겪으면서 부침이 있었지만, 이제 기계 번역은 한 때의 유행이 아니라 오늘날 지구촌 언어 생활의 필수적인 한 부분으로 나름대로 자기 자리를 탄탄하게 잡아가고 있습니다.

 

기계 번역과 번역가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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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설명드린 이유로, 우리가 던져야 할 올바른 질문은 “기계 번역이 과연 인간 번역가를 대체할 것인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기계 번역을 잘 이용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기계 번역을 잘 이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기계 번역과 번역가의 관계를 잘 이해해야만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명제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기계 번역은 번역가의 적이 아니라 친구이다.

몇 십년에 걸친 엄청난 투자와 연구 후에, 오늘날 기계 번역은 점점 문법을 배워 번역하는 방식(Rule-Based Machine Translation, RBMT)이 아닌 통계적 방식(Statistical machine Translation, SMT)을 채택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 가고, 전자는 두 가지 방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Hybrid System)에서 SMT를 보조하는 방식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미래에는 두 방식의 경쟁 판도가 또 바뀔 수도 있지만요. 이런 현상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일단 이런 현상은 기계 번역이 인간과 경쟁하는 것을 포기하고, 대신 앞에서 제가 설명드린 컴퓨터의 장점(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처리)을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해 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기계 번역만큼 번역가에게 유용한 것도 없습니다. 적이 아니라 요즘말로 ‘베프’입니다. 왜냐하면 번역가만큼 기계 번역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없고, 또 번역가만큼 기계 번역을 잘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계 번역을 잘 이용하려면 먼저 기계 번역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유익을 위해 현명하게 잘 이용하려는 태도를 가져야만 가능하겠지만요.

 

  1. 기계 번역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알아서 맡길 건 맡길 줄 알아야 한다.

2020년 11월 5일이라는 날짜 표시를 미국식 영어로 옮기면 November 5, 2020입니다. 저런 변환은 컴퓨터도 할 줄 알고 인간 번역가도 할 줄 압니다. 하지만 만약 저런 날짜 표시가 10만개가 있는 엄청난 데이터가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걸 다 번역하시겠습니까? 물론 할 수 있죠. 한 몇 년 걸려서요. 그런데 말입니다, 컴퓨터는 그걸 한 10분이면 다 하거든요. 그런 능력을 인간이 어떻게 따라가요? 그러니 저런 것은 맡겨야 합니다. 저런 엄청난 처리 속도 외에도 인간이 하기 지겨운 작업을 대체해 주기도 합니다. 캐나다는 영어 불어 두 개를 공식언어로 사용하는 이중언어 국가라서 한 언어를 다른 언어로 번역해야 할 수요가 많을 뿐 아니라 법에 의해 번역해야만 하는 경우도 정말 많습니다. 그런데 날씨 관련 데이터를 영어에서 불어로 번역할 사람을 정부에서 찾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 일이 어렵거나 정부에서 페이를 조금 해 주어서가 아닙니다. 좀 하다가 다들 지겨워서 한 두 달 안에 계속 그만두니까요. 그런데 그런 작업을 컴퓨터에 맡기면 어떻게 될까요? 기계 번역은 “No problem!” 하면서 거의 실시간으로 척척 잘 해냅니다. (그 반대편을 보면, 저런 단순한 데이터나 짧고 직설적인 문장을 넘어서는 복잡하고 어렵고 문학적인 문장은 기계 번역이 처리하지 못하는 영역이라는 것을 아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1. 기계 번역의 작동 방식과 그 결과는 인간 번역가의 작업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사전 편집과 사후 편집을 효율적으로 할 줄 알아야 한다

위에서 이미 설명드렸듯이, 데이터 변환을 넘어서는 문장 수준으로 가면 context를 잘 판단하지 못하는 컴퓨터의 단순성 때문에 결과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기계 번역을 low quality의 대명사로 씁니다. 그리고 누가 기계 번역을 쓴다고 하면 마치 일자무식꾼이나 심지어 무슨 범죄자라도 되는 것처럼 경멸적인 시선으로 보곤 하지요. 하지만 그건 다소 오해입니다. 벌목공의 전기톱과 외과 의사의 칼은 둘 다 뭘 자르는 도구이지만, 그 둘은 용도가 다르고 작동 방법도 다릅니다. 벌목하는 사람이 벌목하는 일에 외과 의사의 칼을 쓸 수 없고, 외과 의사가 수술에 전기톱을 사용하면 안됩니다. 하지만 벌목공이 벌목에 전기톱을 쓰고 외과 의사가 수술에 수술용 칼을 쓴다면 둘 다 적절하고 요긴한 도구들입니다. 이처럼, 기계 번역도 그것 자체가 대단히 훌륭하거나 열악한 것이 아닙니다. 쓰는 사람이 그 용도와 한계를 알아서 적절하게 사용하면 됩니다. 나아가, 사람이 번역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양이 많거나 급한 경우에는 기계 번역이 유일한 대안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접근방식을 거부하고 기계 번역 예찬론자가 되거나 아니면 그것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은 둘 다 현명하지 못합니다.

 

  1. 기계 번역이 늘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앞의 문단에서 이미 말씀드렸듯이 기계 번역을 사용할 수 있거나 사용하면 좋은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기계 번역을 사용하기 힘든 경우에도 일단 기계 번역을 하고 그 뒤에 그것을 다듬는 것이, 처음부터 사람이 번역하는 경우보다는 쉽지 않을까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즉,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거의 혹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서 오히려 그것을 지우고 다시 번역을 하느라고 고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소스 텍스트를 보고 기계 번역이 도움이 될지 아니면 오히려 방해가 될지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능력은 프리랜서 번역가의 단기적인 수익 향상과 장기적인 커리어 성공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다음 레슨에서 이것을 다룹니다.)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이번 레슨은 여기서 마칩니다.

Lesson tags: 기계 번역은 번역가의 직업을 위협하는 적인가, 기계 번역과 번역가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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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
Bryan

브라이언은 의료분야에서 한영번역을 하는 번역가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내와 둘이 삽니다. 여행과 독서와 음악과 커피를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