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 tool 사용자 및 비사용자들의 의견 정리

ProZ 에서 번역가들을 대상으로 CAT tool에 대한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한 자료가 있어서 그 중 일부 도표와 통계에 대해 코멘트를 해 보겠습니다.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흥미롭지 않은 통계들은 빼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여기에 포함시켰으니 원자료 전체를 보고 싶으신 분은 여기를 눌러 읽으시기 바랍니다.)

 

아래 자료는 2013년 자료인데 전세계 3,000명 이상의 (주로) 전업 번역가(fulltime professional translators)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나온 것으로서, 설문 응답자의 대부분은 최소 5년 이상 번역을 해 온 분들이고 응답자의 30% 이상은 10년 이상의 번역 경험이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럼 중요 항목별로 통계 자료를 좀 살펴보겠습니다.

 

 

CAT tool 시장 점유율

 

Picture2

 

  • 위의 통계를 보시면 SDL Trados가 거의 나머지 모든 CAT tool들을 합한 것과 맞먹는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러니 일부 PM들이 ‘CAT tool’과 ‘Trados’를 혼동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참 대단합니다.
  • MemoQ가 어느 새 25%정도의 점유율까지 올라갔다는 것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헝가리 회사가 만든 CAT tool인데 안정적이고 무엇보다 SDL Trados보다 훨씬 싸니까 꾸준한 약진을 한 것 같습니다.
  • 플루언시가 저기 이름이 올라가 있는 것도 정말 반갑네요. 몇 년 전에 자료를 봤을 때는 스물 몇 가지 CAT tool 목록에도 끼지 못했는데 어느 새 11위로 올라섰습니다. 제가 쓰는 것이라 역시 애착이 갑니다. 화이팅!
  • 파란 화살표로 그려 놓은 두 개는 온라인 CAT tool인데 프리랜서가 소장할 수 있는 형태의 CAT tool들과 나란히 둔 것은 좀 이상합니다. 공짜로 쓸 수 있게 해 주니 당연히 사용률이야 높아지지만 프리랜서 번역가에게 별로 유익하지 않으니 별도의 통계로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제가 설문조사 비용을 낸 것이 아니니 발언권이 없지만…)

 

 

가장 싫어하는 CAT tool 순위

 

least favorite CAT tool

 

  • 시장 점유율에 이어 가장 싫어하는 CAT tool  순위를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 가장 싫어하는 CAT tool은 역시 현재 시장 점유율 1위인 SDL Trados입니다. 높은 시장 점유율만큼이나 싫어하는 비율도 높습니다. 저 정도면 점유율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것이 맞는데 잘 안떨어지는 것을 보면 역시 시장을 압도하는 것의 효과가 대단한 것 같습니다. (복사기를 제록스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까? 실은 그렇게 부르는 사람들은 무식한 사람들이지만요. 그런 것처럼 CAT tool이라고 해야할 것을 Trados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잠깐 써 보고 일찌감치 포기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계속 쓰는 사람들은 여러 포럼에서 입에 거품 무는 것을 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런 것이 통계로도 나타나네요.
  • 메모큐는 저기서도 아주 낮은 순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SDL Trados를 앞지를 것 같습니다.
  • 플루언시는 별로 미움은 안 받나 봅니다. 물론 아직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요.
  • 제일 마지막에 24%를 차지하고 있는 것(그래서 순위로 1위처럼 보이는 것)은 CAT tool을 하나밖에 써보지 않아서 좋은지 싫은지 판단하기 힘든 사람들 비율입니다.

 

 

CAT tool이 능률 향상에 얼마나 도움이 되나

 

How much more efficiently do you translate using a CAT tool?

 

저런 것을 번역가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아무래도 주관적인 응답이 나오겠지만 아무튼 위의 질문에 대한 가장 많은 응답은 위의 표에서 보듯이 “20에서 30 퍼센트 효율 증가”였습니다. 또 응답자의 대부분은 CAT tool 사용이 일관성, 품질 관리, 용어 관리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고, 또 TM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응답했습니다.

 

 

CAT tool의 기능/특징의 중요성

 

Importance of CAT tool features

 

위의 도표에서 첫 번째(Easy to use)와 두 번째(Easy to learn to use)는 사실상 거의 같은 것이라고 보면, 대부분의 번역가들은 사용하기 쉽다는 것을 압도적으로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꼽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격은 7위로 물러나 있습니다. 그것도 중요하긴 할 텐데… 암튼 이런 메시지를 CAT tool engineer들이 좀 제대로 새겨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많은 기능보다는 중요한 기능을 쉽게 쓸 수 있는 것이 낫다고 늘 압박하고 주장하고 건의하고 요청하고 애걸복걸(?) 했습니다. 여기 보니 저만 그런 게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CAT tool의 유용성에 대한 사용자와 비사용자의 의견

이건 도표가 없어서 통계를 그대로 붙여 보겠습니다.

 

CAT tool 사용자들:

  1. A great resource (32.1%)
  2. A good resource (32%)
  3. I couldn’t live without mine (21.5%)
  4. A necessary evil (6.4%)
  5. Neutral (4.9%)
  6. An added complication I can do without (3.1%)

CAT tool 비사용자들:

  1. An added complication I can do without (41.6%)
  2. A good resource (21.6%)
  3. Neutral (21.3%)
  4. A necessary evil (8.1%)
  5. A great resource (7.4%)

어느 정도 예상되고 이해할 만한 결과인 것 같습니다. 사용자들의 대부분(85.6%)은 CAT tool이 꼭 필요하거나 매우 훌륭한 도구라고 생각하는 반면에 비사용자들의 41.6%는 그렇게 복잡한 것 없어도 살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제 짐작에는 비사용자들 중에서 상당수는 사용해 보지 않아서 그런 의견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격도 그렇고 뭘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는 부담이 상당히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나 일단 사용해 보면 대부분은 위와 같이 CAT tool의 유용성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Bryan
Bryan

브라이언은 의료분야에서 한영번역을 하는 번역가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내와 둘이 삽니다. 여행과 독서와 음악과 커피를 좋아합니다.

2 Comments

  1. 재미있고 유용한 글들이 많이 있네요.
    중간에 싫어하는 CAT tool 순위에서는 트라도스가 1위 맞습니다.. 그것도 시장 점유율과 비례하는 압도적인 순위네요. 1위는 Across가 아니라 I only use one CAT tool, 즉.. 프로그램을 한 밖에 안 써서 싫어할래야 싫어 할 수가 없다? 입니다. 트라도스는 많은 사람들이 쓰는 만큼 싫어하는 사람도 많나 보네요.

    • 앗, 표를 다시 보니 그러네요. 제가 표를 잘못 읽었습니다. 지금 수정해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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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