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 포스트: 전동 스탠드업 데스크 한 달 사용 후기!

여러분의 자세는 안녕하신가요..ㅎㅎ

요즘 기존 프리랜서 재택 근무자들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홈오피스 가구나 소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제가 2년 전에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제대로 된 책상과 의자를 장만한 것이었습니다. 회사에서야 가릴 것 없이 주어진 책상과 의자에 몸을 맞추고 그럭저럭 적응하고 사용하지만 사실 하루에 못 해도 6~7시간을 내 몸에 맞지 않는 자세로 앉아서 보내는 것은 몸에 많이 가혹한 일인 만큼, 내 몸에 잘 맞는 책상과 의자를 구매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올바른 자세의 표본. 출처: https://www.deskadvisor.org/standard-desk-height/>

처음에 제가 리서치를 하며 깨달은 것은(사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그전에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었죠), 시중에 나와 있는 표준화된 책상의 높이(약 73~75cm)는 성인 남자의 평균 키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그 키에 미치지 못하는 저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너무 높은 책상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당시 제가 구매한 책상은 수동으로 책상다리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책상이었습니다. 번역으로 전업을 시작하는 단계였던 만큼 큰 투자는 못하고 Ikea에서 높낮이 조절 가능한 다리 네 개와 책상 상판을 약 8만 원 정도에 구매했습니다.

저에게 맞는 책상 높이는, 여러 사이트가 있는데 저는 여기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제 키 168cm에 맞는 책상 높이는 68cm로 일반적인 책상 높이와는 무려 5cm 이상 차이가 납니다. 여러분도 꼭 한번 확인해보시고 본인에게 맞는 적정 높이를 찾으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책상에 이어 의자도 높낮이 조절이 되는 모델로 구매하여 제 몸에 맞는 업무 환경을 구축하고 그렇게 약 1년 반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잘 맞는 환경이라 하더라도 장시간 오래 앉아있는 것이 몸에 무리가 되는 것을 확연히 느꼈습니다. 일을 시작한 초반에는 일거리가 많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길지 않아 1시간 정도 일을 하고는 15분 정도는 쉬는 패턴으로 작업을 했기 때문에 그다지 서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는 생각을 안 했습니다. 하지만 업무량도 점차 늘어나고 집중하는 시간도 올라가면서 한번 앉으면 저도 모르게 2~3시간이 지나가 버리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중간중간 몸이 좀 찌뿌둥하여 잠깐 쉬고 싶다가도 ‘이것까지만.. 여기까지만..’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기 일쑤였습니다. 결정적으로 스탠드업 데스크 구매를 결정하게 된 계기는 올해 중반부터 시작된 어깨 질환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최소 중년의 나이가 되서나 겪는 질환이라 생각했는데.. 저는 아직 30대인데!! 충격을 받았죠..ㅎ 사실 스탠드업 데스크를 예전부터 생각은 했었지만 수십만 원에 달하는 가격 때문에 망설였는데 어깨가 이렇게 되니까 어깨 때문에 병원 다니고 치료받고 하는 비용에 비해 오히려 정말 싸게 느껴졌고, 몸이 더 망가지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겠다는 생각에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구매한 책상은 전동으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특정 높이를 저장할 수 있어서 버튼 조작으로 책상을 일정하게 높였다 낮췄다 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사실 책상다리를 구매한 것이고 거기에 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 책상 상판을 올린 것입니다. 책상 오른쪽에 컨트롤러가 있어 위아래 화살표 버튼을 누르면 책상이 위아래로 0.5cm 정도씩 움직이고 원하는 높이를 찾으면 1, 2, 3번 버튼에 그 높이를 저장하는 것입니다. 평소에는 68cm에 맞춰진 높이로 앉아서 일을 하고 서서 일하고 싶을 때는 컨트롤러에서 1번 버튼을 누르면 제가 저장해놓은 103cm로 책상이 올라가는 식입니다. 가격은 약 40만 원 선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신세계입니다. 정말 좋습니다. 의자에 조금 앉아있다 보면 허벅지 뒤쪽으로 압력도 느껴지고 다리를 꼬거나 허리가 구부러지거나 등등 자세가 흐트러지기 십상인데, 그럴 때 얼른 자각을 하고 버튼을 눌러 일어나면 몸이 편안해집니다. 게다가 서 있는 자세로는 몸을 좌우로 흔들거나 수시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는 등 몸을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일을 마쳤을 때 딱딱하게 굳은 자세로 장시간 일을 한 것보다 훨씬 몸에 부담이 적은 것을 느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일하는 시간의 절반은 앉아서, 절반은 서서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앉은 자세가 편하다보니 몸이 불편함을 느끼기 전에 먼저 버튼을 누르고 일어나기가 쉽지는 않지만 시간이 되면 일어나서 일을 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아무리 기능이 좋은 책상이라도 어디까지나 도구일뿐이므로 사용하는 사람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겠죠!

단점은,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기존 책상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서서 일하는 선택권이 생긴 것이니만큼 절충해야 하거나 제약되는 사항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구매하실 때 꼭 주의하셔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사실 이 책상이 제가 구매한 첫 번째 책상이 아닙니다. 한 번 구매를 했다가 비싼 반송비를 무릅쓰고서도 반품을 한 책상이 있었죠. 그 이유는 바로 책상이 움직이는 높이 범위 때문이었습다. 저는 당연히 이런 책상의 취지에 맞게 모든 스탠딩 제품이 폭넓게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큰 의심 없이… 후기가 좋으면서 가격이 저렴했던 모델을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설치를 해보니 책상 다리의 최저 높이가 무려 71cm였고 여기에 책상 상판 높이 3cm가 더해져 최종 74cm가 가장 낮은 책상 높이었습니다. 이 책상 높이에 맞추려면 제 의자 높이를 한참 올려야 했고 그러다 보니 땅에 발이 간당간당하게 닿는 수준이라 발받침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세팅을 하고보니 뭔가 공중에 붕 떠있는 느낌이고 크게 불편했습니다. 아마 키가 평균 이상 되는 성인 남성에게는 적합한 제품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아니었죠.. 그래서 해당 제품은 반품을 하고 새로운 모델을 찾으면서 높이 범위를 두 번 세 번 확인했습니다. 한국은 상황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가 살고 있는 나라는 평균 키가 좀 큰 편인지 의외로 최저 높이가 70cm 미만인 제품이 흔치 않았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모델은 책상다리 높이가 62cm까지 내려가서 상판 높이 3cm를 더하더라도 제가 원하는 68cm 높이를 잘 커버합니다. 그런데 이 제품도 상품설명에서는 5세 아동부터 성인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고 홍보를 하고 있는데, 글쎄요.. 168cm인 제가 사용하는 높이보다 3cm 정도밖에 낮아질 수 없는데 5살 아이가 그 높이를 적절한 자세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조금 믿기 힘듭니다. 그러니 키가 평균보다 작으신 분이거나, 다른 가족 구성원(특히 자녀)과 함께 사용하실 계획이시라면 책상이 커버하는 높이 범위를 꼭꼭꼭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책상 구매에 크게 만족하는 편입니다. 사실 좀 더 일찍 샀어야 했는데ㅠ 어깨가 고장이 나고서야 구매를 한 게 후회가 될 만큼 몸에 부담이 적어진 게 확연히 느껴집니다. 혹시 도움되실 수 있으니 제가 구매한 제품의 링크를 첨부합니다. 본격적인 홈오피스 시대를 맞아, 혹시 스탠드업 데스크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제 후기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Bryan
Bryan

브라이언은 의료분야에서 한영번역을 하는 번역가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내와 둘이 삽니다. 여행과 독서와 음악과 커피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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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