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 꾸는 사회

저는 언어를 직업으로 하고 있고 영어 외에도 몇 개 언어를 배우기도 했고(비록 번역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은 안 되지만),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고객들과 매일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니,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어떨까?” 궁금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뭐 제가 가 본 나라는 어차피 몇 개 안 되고, 그나마 여행객이 보는 삶과 실제의 삶은 많이 다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제대로 ‘경험’했다고 말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과 캐나다뿐입니다. 그리고 그 두 나라의 문화적 차이에 대해, 그 경계선에서 사는 삶에 대해서는 할 말이 꽤 많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연히 세계 각국의 행복지수에 대한 글을 읽고 일단 오늘은 캐나다 자랑을 좀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사는 작년에 한 것이고, 캐나다는 조사대상 150개국 중에서 6위를 했더군요. 1위에서 5위는 전부 유럽 국가들, 특히 북유럽 국가들이 차지했고(덴마크, 노르웨이, 스위스, 네덜란드, 스웨덴), 미국은 17위, 영국은 22위, 한국은 41위, 일본은 43위를 차지했습니다. 비유럽 국가로서는 행복한 나라 서열 6위를 차지한 것은 캐나다로서는 꽤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비유럽 국가로서는 1위를 한 셈이니까요. 이 행복에 나는 얼마나 기여했나 반성도 좀 하면서, 분발해 보렵니다.

 

 

한편, 캐나다에서 태어나서 자란 사람들이 자신이 왜 행복한가에 대해 각자 이유가 있겠지만, 한국에서 살다가 캐나다로 이민 온 사람들은 자신이 행복하거나 불행하다고 느끼는 것은 주로 현재의 삶과 한국에서의 삶과의 비교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한국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그런 설문조사를 한 자료가 있길래 인용해 봅니다.

 

한국 이민자들이 캐나다를 좋아하는 이유로 꼽은 것은 수준 높고 창의적이며 합리적인 교육 환경(23%), 전 국민 보험 의료 복지(19%)와 드넓고 아름다운 자연환경(15%)이 중요했고, 그 외에 다양한 문화(10%), 국제정세와 경제 침체기에도 끄떡없는 국가 안정성(10%), 노인 정책(11%), 과도하지 않은 경쟁(5%), 안전한 치안(5%), 기타(2%)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사실 통계를 보고 자기 일을 결정하거나 자신과 막연한 다수를 비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숫자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신념, 결정, 특수한 처지 등이 삶을 만들어가는 보다 중요한 인자이고, 주변 환경은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 캐나다에 와서 참 행복하고 마음 편히 사는 것 같긴 합니다. 여기도 빈부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굶거나 돈이 없어 병원에 못 가는 사람은 없고, 조금만 나가면 광활한 자연이 우리를 반겨 주고, 다른 사람 눈치 보며 살지 않아도 되고, 전쟁과 사회적 혼돈의 물결에 휩쓸릴 위험이 거의 없는 사회, 세금이 좀 많지만 그래도 부패지수가 낮아서 그것이 사회를 위해 내 이웃을 위해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내 삶의 안정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는 믿음이 가는 사회…… 그러나 그러다 보니 한국 이민자들은 재미없는 천국이라며 재미있는 지옥을 찾아 역이민을 떠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하지만 저는 현재의 캐나다가 참 좋고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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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
Bryan

브라이언은 의료분야에서 한영번역을 하는 번역가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내와 둘이 삽니다. 여행과 독서와 음악과 커피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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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