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CAT Tool인 Fluency, 더 편하게 써 보자

플루언시 속도 문제

혹시 플루언시를 장시간 이어서 사용하다 보면 검색(Ctrl+D)이 느려지는 것을 경험하지 않으셨나요?

 

플루언시 자체는 사실 그다지 큰 프로그램이 아니어서 열거나 닫는데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고, 각 segment를 처리하는 데도 별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속도는 컴퓨터 CPU의 성능, 인터넷 속도, 열려 있는 다른 프로그램의 수 등에 영향을 받는 것이니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로서는 플루언시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전반적인 속도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제가 좀 긴 파일을 번역하다 보면 검색(Ctrl + D)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는 매우 큰 프로그램이지만 그걸 오래 사용한다고 해서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상해서 플루언시 회사에 문의를 해 봤는데 다른 언어에서는 그런 보고는 받은 적이 없다고 합니다. (물론 한국어 버전에서도 그런 문의는 저만 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플루언시 버전에만 있는 것이고, 그렇다면 범인은 한국어 버전에만 설치되어 있는 네이버 사전이라고 저는 보았습니다.

 

그런데 컴퓨터를 잘 모르는 저로서는 거기까지. 사건을 수사하는 탐정처럼 네이버 사전을 자세히 살펴보고 실험을 해 봤지만 딱히 뭐가 문제인지 알아 내지를 못했습니다. 네이버 사전이 ‘내가 찾은 단어’를 계속 축적하고 있길래 “아, 이놈이구나.”하고 그걸 삭제했는데도 속도가 별로 나아지지 않더군요. 사전 화면 오른쪽의 여러 가지 게임 광고 같은 것이 어딘가에 축적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짐작은 하지만 제가 뭐 어찌 해 볼 방도는 없죠. 사전을 공짜로 사용하는 입장이니까. 그리고 네이버는 마음에 안 들지만 솔직히 네이버 사전은 상당히 괜찮은 사전이니까 그걸 바꿀 마음도 없고.

 

그런데요, 문제의 원인은 몰라도 해결책은 아는 수가 있잖아요? 제가 기가 막히게 간단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플루언시를 껐다가 다시 켜는 겁니다. 그랬더니 플루언시가 다시 쌩쌩 잘 돌아갑니다. (물론 내가 찾았던 단어 목록에서 대부분은 다 없어지고 한 개만 남아 있더군요. 사실 한 개가 남아 있다는 것 자체도 네이버가 계속해서 뭔가 나를 추적하고 있다는 증거이긴 합니다.)

 

약 1200 세그먼트짜리 플루언시 문서를 껐다가 다시 켜는데 18초 걸렸습니다. 이 정도면 매번 검색할 때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치가 있는 해결책인 것 같습니다. 속도가 느려졌다 싶을 때는 플루언시를 껐다 켜 보십시오.

 

이 문제는 여기서 일단락 짓고, 속도 문제를 다루는 김에 플루언시를 조금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플루언시를 조금 더 편하게 쓸 수 있는 방법들

1. 사용하지 않는 리소스 탭 닫기

우선 플루언시가 제공하는 여러 리소스 중에 별로 쓰지 않는 리소스는 아예 닫는 것이 좋습니다. 이건 속도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리소스 영역이 너무 복잡해지지 않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Google Translate. 만약 machine translation을 할 필요가 있으면 아예 문서를 열 때 그 옵션을 선택할 수 있고,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도 개별 segment 안에서 machine translation을 간단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아래 그림의 MT를 클릭하면 됨), 굳이 Google Translate 탭을 또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죠.

 

 

Ctrl+D를 사용할 때마다 괜히 들여다보지도 않을 창 속에서 혼자 열심히 일하고 있을 불쌍할 Google Translate를 아예 닫아 버리세요.

 

방법은 View -> Online Resources -> Google Translate Tab을 선택하시면 되고, 한 번 더 하면 복원됩니다.

 

 

하지만 Google Tab은 매우 유용하기 때문에 남겨 두시는 것이 좋겠죠?

 

 

2. Welcome Center 열지 않기

플루언시는 열기만 하면 일단 Welcome Center부터 나오고 거기서 뭘 선택해 들어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플루언시를 처음 사용할 때는 이 방식이 도움이 됩니다. 내가 뭘 하려는 것인지 찬찬히 생각하고 선택해 나가도록 해 주니까 과제에 대한 생각을 명료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쓰다 보면 이게 좀 귀찮아 집니다. 기본을 다 마스터한 사람에게 계속 초보 취급하면 좀 싫잖아요? 그렇게 느껴지시는 분은 이걸 닫아버리면 됩니다. 그리고 플루언시 초기화면에서 원하는 아이콘이나 드롭다운 메뉴에서 바로 작업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방법은 Tools -> Preferences -> General Settings에서 처음 나오는 Show Welcome Center를 uncheck하시면 됩니다.

 

 

 

 

3. Export된 파일 자동으로 열기

여러분은 플루언시에서 번역 작업을 끝내고 나서 파일을 export한 다음에는 어떤 작업을 하십니까? 그냥 파일을 고객에게 보내십니까? 그런 분은 없죠? 다들 번역된 파일을 원문과 다시 대조하면서 읽어 보고, 플루언시 안에서 처리하기 힘들었던 볼드체, 밑줄, 글꼴 색, 하이퍼링크 등도 점검하고,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기도 하실 줄 압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번역가 스스로 하는 프루프리딩 작업들을 참조하십시오. 그런 이유로 어차피 열어야 하는 파일인데, 엑스포트 한 뒤에 파일을 열겠느냐고 매번 친절하게 물어보는 플루언시의 친절은 과잉 친절입니다. 엑스포트를 한 후에는 그 파일이 자동으로 열리게 하면 매번 클릭 하나와 5초 정도의 시간이 절약됩니다.

 

 

 

방법은 위와 같습니다. Tools -> Preferences -> General Settings에서 제일 아래에 나오는 After saving out the file의 드롭다운 메뉴에서 Open It을 선택해 두시면, 앞으로는 묻지 않고 바로 열어 줍니다. (saving out은 export를 가리키는 Fluency의 용어입니다. 언어 순화 운동 같은 느낌? 뭐 좋은 선택이긴 한데 다른 CAT tool에서는 다 export라는 용어를 쓰니까 저도 export라고 합니다. 게다가 Fluency도 어떤 곳에서는 Import/Export라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사실 export를 save out으로 바꾸어 말할 수는 있지만 그럼 import는 뭐라고 바꾸어 말할 지 매우 애매하죠? 적절한 말이 아무래도 생각이 안 납니다. 익숙한 무언가를 개선하려고 하는 것은 참 힘든 일이죠…)

 

 

4. Terminology 창들 없애기

Terminology는 유럽어들간의 번역에서는 꽤 유용하리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어와 영어간의 번역에서는 우선 단어끼리 대응시켜서 번역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조사 같은 것 때문에 영 힘듭니다. 그래서 저는 아예 이걸 포기하고 없애버렸습니다. 그런데 이걸 없애면 참 좋습니다. 무엇보다 아래쪽에 삼등분이 되었던 공간이 이등분이 되니까 공간이 확 넓어지죠.

 

 

이것도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View -> Terminology -> Terminology. 또 Extended Terminology나 Monolingual Terminology도 같은 방법으로 없애 주시면 Resources에서 탭들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영영 사전을 보실 필요가 있으면 어차피 Naver 사전 안에 다 있으니까 아쉬울 것 하나도 없습니다.

 

 

5. 맞춤법 검사기 추가

 

 

주로 빼는 얘기만 많이 했는데 마지막으로 뭘 더해서 편리해지는 것 하나만 소개하고 마치겠습니다. 이건 전에 다른 포스트에서 따로 소개해 드린 것인데 매우 유용한 맞춤법 검사기입니다. 영한 번역을 하다가 자신이 없을 때 여기서 바로 확인하고 넘어가면 나중에 할 수고를 많이 덜 수 있을 겁니다. (맞춤법 검사기에 대해서는 여기 참조.)

 

방법은 Tools -> Preferences -> Website Settings에 가셔서 http://speller.cs.pusan.ac.kr/fmf 를 붙여 넣으시고 탭 제목을 적당히 붙여 주시면 됩니다(예: 맞춤법 검사기). 그림 설명은 생략.

 

 

6. 리소스 영역의 탭 순서 조정

아까 마지막이라고 해 놓고 그 뒤에 또 붙이네요. ㅎㅎ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리소스 영역의 여러 탭들은 잡아서 끌면 이동이 됩니다. 그래서 어떤 탭이든 원하시는 곳에 가져다 두어서 리소스 영역의 순서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는 네이버 사전을 제일 앞에 두고 Google을 두 번째에 둡니다. 하지만 예컨대 medical project를 시작한다면 그 프로젝트를 진행할 동안에는 의학 사전을 제일 앞에 둘 수 있습니다.

Bryan
Bryan

브라이언은 의료분야에서 한영번역을 하는 번역가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내와 둘이 삽니다. 여행과 독서와 음악과 커피를 좋아합니다.

One comment

Leave a Reply to Fluency 25% 할인 구매Cancel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행복한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