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작업 프로세스의 마지막은 번역료를 잘 받는 것입니다. 잘 받는다는 것은 별다른 것은 아니고, 내가 잊어버리고 있어도 번역료가 체납되는 일 없이 시간이 되면 돈이 자동으로 입금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Proz의 블루 보드에 올라와 있는 번역가들의 불평을 읽어 보면, 종종 이런 글을 발견합니다. 처음 에이전시로부터 연락을 받은 때로부터 번역을 마치고 인보이스를 보낼 때까지는 모든 것이 너무도 잘 흘러갔는데, 돈을 받을 시점에 돈이 오지 않았고, 그래서 문의를 했으나 이메일에 대한 답장도 빨리 안 오고, 혹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기 때문에 매우 화가 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블루 보드에 나쁜 평점을 올리는 것이죠. (번역가가 그런 행동을 하면 일부 에이전시는 갑자기 태도를 싹 바꾸어서 번역료를 빨리 지불하고 제발 평점을 조절해 달라고 하죠. 에이전시들도 블루 보드 무서운 줄 아는 겁니다. 거기서 나쁜 평가 받았다가는 앞으로 좋은 번역가는 구경도 못할 테니까.)
이렇게 늦게라도 그 에이전시의 실체를 발견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블루 보드에 그런 정보를 올려주는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럼 이것을 본 다른 번역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번역가의 경험을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합니다. 에이전시와 함께 일하면서 그 협력 과정의 여러 다른 측면에 대한 불평도 물론 중요하게 눈여겨 보아야 하지만, 어떤 에이전시가 돈을 지불할 시점에 자꾸 핑계를 대고 늦춘다든가 한다는 것은 위험한 신호이고, 또 번역가로서는 상당히 신경 쓰이고 시간이 걸리고 화가 나는 일입니다. 그런 불평이 반복적으로 걸려있는 에이전시와는 처음부터 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PM의 친절한 말과 달콤한 약속들, 자기네 에이전시에 대한 거창한 소개 따위에 현혹되어서는 안됩니다. 말 못하는 사기꾼이 어디 있던가요? 어떤 에이전시가 정말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나름대로 열심히 마케팅을 하면서 번역가와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가 하는 것은 블루 보드의 평가 점수로 드러납니다.
번역가가 질이 나쁜 에이전시를 가려 내고 그런 에이전시를 시장에서 몰아낼 수 있는 도구는 사실상 블루 보드뿐이고, 나쁜 에이전시를 상대했다가 돈을 못 받아서 속이 부글부글 끓고 시간을 낭비하는 일을 방지하는 방법도 블루 보드뿐입니다. 혹시 앞의 글들을 안 읽으셔서 블루 보드가 뭔지 모르시는 분을 위해 한 번 더 말씀드리면 블루 보드는 ProZ의 에이전시 평가 시스템입니다. 이미지 한 번 더 올려 드립니다.
부디 블루 보드를 확인하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 쓰인 말들을 읽기 전에 그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부터 먼저 확인하십시오. Blue Board를 보셔야 합니다. 만약 거기서 그 회사의 존재를 아예 확인할 수 없거나 […]
[…] 시작하기만 하면 일단 어느 정도 돈을 못 받을 위험은 많이 줄어듭니다(블루보드에 대한 저의 다른 글을 반드시 읽으세요). 그러나 고객이 개인인 경우에는 그런 장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