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을 포스팅하고 나니 살짝 걱정이 들어서 노파심에 하나 더 올립니다.
번역료라는 것은 물건에 붙은 가격표처럼 한 번 정해지면 그것에 서로 얽매이게 되는 그런 가격이 아닙니다. 제가 앞의 글에서 번역료라고 하는 것은 기본 요율(base rate)을 의미한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영어 단어당 10센트 한국어 글자당 8센트 뭐 그런 식으로요. 그러나 그렇게 기본 요율을 정하고 나면 프로젝트마다의 요율은 따로 정하는 것이지요.
어떤 분들은 기본 요율을 정하고 나면, 본인이 싫어하는 프로젝트도 그 가격으로, 내용이 어려운 것도 그 가격으로, 소스 문서가 엉망인데도 그 가격으로, 마감시한이 매우 급한 것도 그 가격 그대로 하는 분들도 계신데, 그것은 스스로가 에이전시의 노예가 되려고 작정한 것입니다. 앞에서 제가 말한 모든 것에 대해 가격을 매겨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 내가 싫어하는 프로젝트는 가격 협상 없이 거절(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예컨대 담배 광고, 카지노 업계 문서 등)
- 소스 문서가 PDF라서 CAT tool로 바로 돌릴 수 없을 경우에는 20% 인상
- 소스 문서가 손으로 쓴 것이어서 OCR도 안되는 경우에는 50% 인상
- 주말에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마감 시한 연장을 요구하거나 혹은 내가 주말을 기꺼이 희생하고자 할 만큼의 추가적 보상 (이건 번역가 자신이 정하는 주말의 가치에 따라 달라지겠죠? 20%, 50%, 100%).
더 나아가 내용이 어려운 것(계약서나 기타 전문지식이 필요한 분야)은 그런 면을 감안해야 하고, 광고 문구 같은 것도 별도로 협의를 해야만 합니다(저는 광고 문구 같은 것은 웬만하면 안 받습니다. 제 스스로 만족하는 때가 거의 없고, 에이전시들이 그 수고와 가치를 알아줄 가능성이 별로 없는 터라…). 그렇게 해서 충분한 보상을 확보하고 번역을 하면 우선은 추가로 들어가는 시간에 대해 억울하지 않고, 나아가 추가적인 보상 때문에 기분이 좋아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행복한 번역가…
[…] 것인지, 언어별로 또 번역 방향별로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받는지, 번역요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뭔지, 번역료를 어떻게 올리는지 등에 대해 알아본 후에, 현재 자신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