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번역가의 초반 커리어 전략: 생활비 낮추기(1)

번역가로서 재정적으로 점점 나아지려면 번역가가 이미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생활은 해결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합니다. 그래야 협상력이 커지고 점점 더 좋은 고객들과 일할 수가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부터 3번에 걸쳐 그렇게 좀 더 나은 단계로 옮겨 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실천법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포스트에서는 ‘기초 생활비’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 봅니다.

 

보통 월급이라는 것을 받는 사람들의 생각은 그 월급의 크기에 의해 상당히 좌우됩니다. “내 월급이 얼마니까 나는 어느 정도의 집에서 살아야 해,” “내 월급이 얼마니까 나는 어느 정도를 쓰고 어느 정도를 저축해야 해,” 그런 식이죠. 월급이란 것은 시간이 지나고 노력하고 하면 어느 정도 변하기도 하지만 크게 봐서는 사실 안 변한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이고, 따라서 거기에 맞추어서 모든 것을 생각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겠죠.

 

하지만 프리랜서 번역가로 살면, 물론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내가 어느 정도 일해서 어느 정도 벌 것인지를 본인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같은 일에 대해 더 나은 보상을 받으려는 비즈니스 운영 측면에서는 계속 노력을 해야 하지만요. 이 때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벌어야 하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하면 답이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평생 만족하지 못하고 감사할 줄도 모르고 나눌 줄도 모르고 소처럼 일만 하다 죽을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내게 얼마나 필요한지를 가족의 수, 목표, 내가 갖고 싶은 라이프스타일 등을 고려하여 현실적으로 알아내고, 장기적으로 그렇게 맞추어 가는 것이 행복의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도 돈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번역 비즈니스를 시작하여 그것을 키우고 안정화시키려고 하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기초적인 생활비를 버는 것이 매우 중요한 성취입니다. 거기에 도달하지 못하면 처음 정한(낮은) 요율로 계속 끝없이 일만 해야 합니다. 나쁜 조건의 일도 해야 하고, 나쁜 에이전시와도 관계도 끊지 못하고 끌려다녀야 합니다. 자기 주장도 잘 못하고 손해 보는 일을 계속하게 됩니다.

 

 

그러나 일단 기초적인 생활비를 해결할 정도가 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그때부터는 비즈니스를 새로운 단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일을 더 많이 해서 수입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좋은 고객으로 고객을 물갈이하고, 더 좋은 요율을 제시하여 같은 일을 하고 더 좋은 보상을 받는 것이지요. 그러면 시간도 더 많이 생기고 수입도 최소한 유지되거나 더 늘어납니다. 스트레스도 줄어들고, 전반적으로 스케줄을 더 잘 통제해 나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할 수 있으려면 이미 말씀드렸듯이 최소한의 생활비는 벌 수 있어야 하고, 이것이 처음에는 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니거든요.

 

자, 위의 두 가지 시각 모두에서, 즉 장기적으로 그리고 단기적으로, 기초 생활비를 낮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기초 생활비가 많으면 결국 더 많이 일을 해야 하고, 1단계를 졸업하는 것이 너무 오래 걸리죠. 기초 생활비가 너무 많으면 번역은 즐겁고 지적 만족감을 주는 보람 있는 일이 아니라 마구 처리해 내어야 하는 고단한 노동이 됩니다. 자기 계발도 취미 생활도 물 건너 가게 되죠. 기초 생활비 수준의 돈을 벌 수 있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니까, 몇 년을 해도 도무지 비즈니스를 업그레이드를 할 여가가 없죠. 자기 생활비도 못 벌면서 무슨 배짱으로 고객의 잘못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겠어요? 무슨 배짱으로 새로운 고객에게 높은 번역료를 당당히 요구하겠어요?

 

기초 생활비를 낮추는 것은 궁상맞게 살자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매우 필요한 비즈니스의 지혜이고 요령입니다.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프리랜서 번역가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기초 생활비가 낮을수록 번역가가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일해야 하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그러면 나머지 여유 시간으로 좀 더 장기적인 도약을 꽤 해 나갈 수가 있습니다. 반면에 기초 생활비가 높으면 거기에 도달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그만큼 오랫동안 협상력이 없어서 낮은 요율로 혹은 맘에 안 드는 고객과 계속 일을 해야 합니다. 기초 생활비를 낮추는 것의 중요성, 확 다가오시나요?

Bryan
Bryan

브라이언은 의료분야에서 한영번역을 하는 번역가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아내와 둘이 삽니다. 여행과 독서와 음악과 커피를 좋아합니다.

On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행복한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