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읽은 이솝우화 때문에 저는 거북이나 자라만 보면
‘토끼와 경주한 동물’이란 생각이 제일 먼저 듭니다.
사실 자라가 뭍에서는 좀 느려보이지만 물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자라는 누구와 경주따위는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싱거운 말이지만요.
햇볕 따스한 어느 봄날 자라가 양지에 새끼를 데리고 나와
꼼지락거리거나 같이 졸거나 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돈이니 명예니 행복이니 하는 것을 추구한답시고
부산 떨며 왕래하는 인간들의 삶이 딱해보이기까지 합니다.
물론 누구와 경주하지 않고 그런 것을 추구한다면야 좋지요.
남과 비교해서 더 나아보이려고 헛심 쓰지 않고
그저 내가 정한 방향으로 내가 정한 속도대로 나아간다면,
저 느긋한 자라 가족처럼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