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일 구하기

앞에서 국내는 인맥으로 돌아간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러면 이 인맥 세계에 어떻게 발을 들여야 할까요? (방송국 앞 술집에 죽치고 앉아 명함을 돌리고 술을 사고…) 대략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1. 인맥으로 일감 받기 (방송국 직거래 등)
  2. 구인 공고에 지원해 일감 받기
  3. 에이전시를 낀 아카데미를 수강하고 일감 받기
  4. 영상 번역 회사나 프로덕션에 취직하기

방송국 관계자가 아닌 이상 1번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겠죠.

2번, 상시 구인 공고를 내는 곳은 단가가 심하게 저렴하거나 작업 환경이 좋지 않거나 지원해도 당장 일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괜찮은 업체는 좋은 작가를 충분히 확보한 경우가 많아 구인 공고를 거의 내지 않습니다만 아주 가끔 올라오는 경우가 있으니 늘 예의 주시하다가 기회를 콱~ 잡아야 합니다. 번역은 구인 시 학력, 자격증을 따지지 않습니다. 경력을 필수로 내거는 곳이 있고 테스트를 보는 경우도 있는데 입문자는 테스트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력만 검증받으면 경력 없어도 일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구인 공고는 잡코리아 같은 사이트보다는 번역 관련 사이트에 올라오니까 번역 관련 정보를 부지런히 모으고 번역 까페, 커뮤니티, 아카데미, 스터디 홈페이지, 영화 제작 관련 사이트를 훑어보세요. 이런 사이트에서 구인 공고만 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루트로 최대한 정보를 끌어모으면 숨어 있는 업체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전에 말했듯이 절대 공공연하게 알려 주지는 않아요.

3번 아카데미 수강이 입문하기 가장 손쉬운 방법이네요. 에이전시 대표가 운영하는 아카데미, 에이전시와 제휴 맺은 아카데미에서 일 얻기가 좋습니다. 다만 여기도 실력이 좋아야 일을 받을 수 있으므로 수강 전 어느 정도 실력을 확보하고 가야 합니다. 실제로 수강생으로 시작해 일을 꾸준히 얻는 비율은 5퍼센트도 되지 않습니다.  

4번 영상 관련 회사에 취직하면 이득이 매우 많습니다. 일단 열정페이를 벗어나고 번역업계 정보를 많이 얻고 인맥도 얻죠. 형편이 되는 분들은 취직이 아주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일 구하기

번역 일을 시작하는 법, 초보 번역가가 일을 늘려가는 방법, 비딩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외에도 해외 시장 진출에 꼭 알아야 할 내용을 번역가가 되는 방법 > 번역가 되는 방법 또는 브라이언의 행복한 번역가 블로그에서 찾으세요.

여기서는 영상 번역 해외 에이전시를 간단히 다룹니다. 업체 홈페이지에 이력서를 남발(?)하는 방법이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의견이 분분해 제 소견만으로 확답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저는 단가 낮은 곳은 비딩에 참여하지 않았고, 홈페이지 이력서 전송 후 이메일을 받은 데서도 단가가 낮으면 테스트에 응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큰 기대 하지 않고 관련 정보를 얻고 나를 홍보한다고만 생각하면 조금의 노고를 할 만합니다. 일부 번역가 말에 따르면 몇 달 혹은 몇 년 후 연락 오기도 한다는군요. 프로즈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면 다른 번역가 이력서를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업체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꼭 정독하기를 추천합니다. ProZ, translatorscafe, Upwork 같은 곳에서 회사 검색을 하셔도 되고, 넷플릭스 파트너 업체는 여기서, 아이튠즈 파트너 업체는 여기서 확인하세요.

돈 되는 일을 찾아

계약 관행을 잠깐 말씀드릴게요.

해외 업체와 거래할 경우 PO를 꼭 받으라고 하는데 국내는 그런 것 없습니다. 주로 구두 계약 하는데 이메일이나 메신저 대화를 자료로 확보해 놓는 것이 방법이겠죠. 해외는 번역가가 단가를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국내는 업체가 일방적으로 정하고 구인 시 단가도 가르쳐 주지 않아요. 테스트 실컷 끝나고 일 줄 때야 단가를 알려 줍니다. 비즈니스 마인드 차이인데 이것이 문제인 줄 아무도 깨닫지 못합니다. 사실 부끄럽게도 저도 이런 횡포(?)를 부린 적이 있습니다. 번역가를 뽑는데 누군가는 가격부터 알려 달라고 하더군요. 괘씸하더라고요. ‘아니, 돈부터 따져? 이 자식은 일할 마인드가 덜 됐군.’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 관리자가 모두 이런 마인드일 거예요. 80년대부터 이어져 온 관행이랄까요? ‘일을 주면 아무 소리 말고 무조건 성실하게 죽기 직전까지 해야지’ ‘돈부터 따지지 말고 성실함부터 보여. 그게 직원의 자세야’ ‘업무 시작은 30분 전에, 퇴근은 2시간 후에 해야 성실한 직원이지’ 이런 꼰대 마인드에 나도 모르게 젖어 있더라고요. 테스트 노고의 시간 낭비도 하고 싶지 않다면 한 가지 팁을 알려 드릴게요. 이력서를 보낼 때 원하는 단가를 적어 보내세요. 건방져 보이지 않게 최대한 정중하게 쓰세요. ‘저는 다른 업체와 이런 단가로 일하고 있고 실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귀하도 제 실력과 노고에 충분히 보답해 주리라 믿습니다.’ 뭐, 이렇게요. 단가가 안 맞으면 회신을 안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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