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번역하기 위한 듀얼 모니터 설치: 기초부터 차근차근(1)

제가 드디어 해냈습니다! 앉아서 꼼지락거리며 잔머리를 계속 굴리고, 인터넷 찾아보고, 물어보고, 부탁하고, 아들을 뇌물로 매수하는 등의 노력 끝에 드디어 해냈습니다.

 

우선 사진으로 최종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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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책상을 의자 쪽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다른 각도(서서 일하는 쪽)에서 보면 아래와 같이 보입니다.

 

Two monitor system completed
Two monitor system completed

 

이것을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보면, 이 시스템은 좀 넓은 책상, 그 위에 다시 작은 테이블, 그리고 두 개의 모니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옵션으로 마우스와 키보드도 두 개를 갖추거나, 아니면 무선 마우스와 무선 키보드 한 세트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을 갖추면, 앉아서도 일하고 서서도 일할 있습니다. 저는 이 시스템을 ‘번역가의 허리 보존을 위한 two monitor system’이라고 이름을 붙여 보았습니다.

 

컴퓨터는 한 대를 사용하기 때문에, 두 대의 컴퓨터를 동기화시키느라고 애를 쓸 필요도 없습니다. 앉아서 작업을 하다가 다른 아무 준비 없어 그저 자리에서 일어나 1미터만 이동하면 그 때부터 서서 계속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30분 뒤에 그냥 다시 의자에 앉을 수도 있습니다. 좀 더 해봐야겠지만 이런 시스템이라면 정말 허리 걱정, 다리 걱정 하지 않고 신나게 일하고, 영화보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오게 된 경위를 잠깐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오래 동안 의자에 앉아있는 것이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제 경우는 허리가 제일 먼저 항의 데모를 하더군요. 배도 슬슬 나오고. 그래서 서서 일하는 방법을 찾아서 잔머리를 계속 굴리다가 한 2년 전에 아주 싸게 서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실천을 했습니다.

 

인터넷에 보면 서서 컴퓨터 작업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상을 팔지만 그게 너무 비싸서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어떤 분이 아주 싸게 그런 고민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기본 아이디어는 커피 테이블을 조금 개조해서 자판을 올려 놓을 수 있도록 한 다음, 그것을 책상 위에 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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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재료를 어디서 사면 되는 지까지 자세히 안내를 해 주어서, 그것을 메모해 가서 아이키아에서 재료를 사서 만들었지요. 그 정보를 제공한 분이 서양 사람이라 그런지(저는 결코 작지 않은데!) 제게는 조금 눈높이가 맞지 않더군요. 그래서 테이블의 네 다리를 조금씩 잘라 모니터를 제 눈높이에 맞추었습니다. (다리를 잘라 낸 흔적이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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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만들고 나서 한 동안 정말 신이 났습니다. 그런데 그 날부터 서서 일을 했더니 슬슬 다리가 아픈 겁니다. 슬슬 아프다고 표현했지만 실은 매우 아팠습니다. 그래도 한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참고 지냈는데, 어느 날 인터넷에 보니까 온종일 서서 일하면 하지정맥류가 생긴다는 겁니다.

 

그 정보를 보고 실은 조금은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다시 의자에 앉아 일하고 싶어서 핑계를 찾고 있었거든요. “계속 앉아 일하면 허리가 아프고 계속 서서 일하면 하지정맥류가 생기니 진퇴양난, 어차피 이럴 바엔 앉아서 일하자!” 뭐 그런 논리로 힘들게 만든 그 테이블을 치워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예 버리겠다고 방방 뜨는 저를 다행히 아내가 말려 주어서 일단은 창고에 보관…. 아무튼 그 때부터 다시 앉아서 일하기 시작했죠.

 

물론 좋은 의자 사기, 자주 쉬기, 운동하기 등을 실천해 왔지만, 오래 앉아서 일하는 것에 대해 늘 마음이 편치는 않았습니다. 몸은 계속 신호를 보내구요.

 

그런데 얼마 전에 뉴스에 보니까, 이런, 하루 8시간 앉아 있는 사람은 운동을 해도 효과도 없다는 겁니다. 제가 일을 8시간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 뿐만 아니라 뉴스, 커뮤니케이션, 오락까지도 컴퓨터에 많이 의존하는 저로서는 빠져 나갈 핑계가 없더군요. 오래 앉아 있어도 안되고 오래 서 있기만 해서도 안되고… 그래서 그 때부터 다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잔머리와 인터넷 검색을 결합하여 도달한 최종 결론은 ‘앉아서도 일하고 서서도 일하는’것이었습니다. 앉아서 너무 오래 일하지 않고 자세를 바꾸어 주는 것, 서서 너무 오래 일하지 않고 자세를 바꾸어 주는 것… 결론에 도달하고 보니 참 쉽더군요. 이렇게 쉬운 것을 왜 그렇게 오래 고민한 뒤에야 생각해 낼 수 있었는지….

 

아무튼, 그렇게 방향을 정한 뒤 추진한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1. 옛날에 만들어 둔 그 테이블을 다시 꺼내왔습니다.
  1. 모니터를 하나 더 사서 컴퓨터에 병렬로 연결했습니다.

 

매우 복잡할 것 같은 과정이 실제로 해 보니 거짓말처럼 간단했습니다. (이까지 쓰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모니터 앞으로 감. 여기부터는 서서 쓰기 시작.)

 

이렇게 하는데 비용은 얼마나 들었을까요? 정말 얼마 안 들었습니다. 이미 오래 전에 지출한 것이지만, 테이블 재료 사는데 한 100불 정도 든 것 같고(오래 전 일이라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남), 이번에 모니터와 모니터 케이블을 사는데 세금 포함해서 130불 들었습니다. 모니터는 아는 분께 부탁해서 매장에 display 되었던 것을 사서 싼 겁니다. 실은 저는 모니터는 언제나 그런 것만 삽니다. 그러니까 세금 포함해서 캐나다 달러로 총 230불 정도의 비용으로 앉아서도 일할 수 있고 서서도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한 겁니다. (세금은 환급 받을 거니까 실제는 더 적게 들었죠.)

 

여러분도 해 보세요!

 

다음 두 번의 글에서는 앞에서 말씀 드린 작은 테이블을 만드는 법과 두 개의 모니터를 연결하는 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려 드리겠습니다.

4 thoughts on “서서 번역하기 위한 듀얼 모니터 설치: 기초부터 차근차근(1)

  1. […] 정성과(약간의) 자금을 들여서 해 볼만한 일입니다. 제가 몇 주 전에 올린 번역가의 허리 보존을 위한 two monitor system 시리즈를 참조하십시오. 그 외에도 자신의 번역 공간을 보다 효율적이고 […]

  2. 브라이언 선생님,

    저도 같은 방법으로 매일 일하곤 했었는데,
    신기하게 같은 방법을 사용하고 계셔서 신기하네요..^^

    스마트폰 알람을 맞춰놓으시고 한시간마다
    책상 옆에 누으셔서 허리스트레칭을 해주시고
    가볍게 복부크런치 운동을 해주시면 자연스럽게
    복근도 생기게 됩니다.

    저는 20대부터 퇴행성 관절염을 앓아왔지만
    이런 복근 운동과 앉아있을 때 가슴을 내밀고
    척추를 곧추 세우는 방법으로 허리 통증을
    완화시켜 왔습니다. 허리가 굽으면 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늘 척추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그렇게 하실 수 있는데
    그것은 가슴을 앞으로 내미는 방법입니다.
    꼭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

  3. 명심하고 꼭 실천하겠습니다.

  4. 좋은 경험담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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