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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 tool 시장에 대한 이해(1): 트라도스, 정말 꼭 필요할까요?

번역을 막 시작하려고 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이 분야에서 오래 활동해 오신 분들께도 CAT tool은 늘 중요한 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CAT tool은 컴퓨터와 테크날러지에 익숙지 않은 번역가들에게 사실 골칫거리입니다. 넘어야 할 산과 같은 존재인 것이지요. 하지만 일단 정복하고 나면, 생산성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올려주는 고맙고 가슴 설레게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현재 CAT tool 시장의 현황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어떤 CAT tool을 고르면 좋을지 제 나름의 기준을 한 번 제시해 볼까 합니다.

 

제가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CAT tool 리스트를 찾아보았더니 29개더군요(Wikibooks). 

 

하지만 절대로 이것이 다는 아닐 겁니다.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으니까요. 다양한 필요와 다양한 요구가 있는 번역가를 어느 하나가 다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이고, 세월이 흐름에 따라 서로 배우고 경쟁하면서 CAT tool들도 계속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CAT tools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SDL Trados라는 것인데, 정확한 시장점유율은 알 수 없지만, 제가 느끼기에 적어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데는 성공했다고 봅니다. 마케팅을 잘 하는 것이지요이 회사는 CAT tool이라는 단어를 Trados라는 단어로 바꾸고 싶어 합니다.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복사기 회사였던 Xerox가 이 제록스라는 단어를 ‘복사하다’라는 동사로 쓰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I will xerox it.’같은 문장이 생겼죠. 택배회사인 FedEx도 어떻게든 그것을 ‘택배로 보내다’라는 동사로 만들려고 애를 쓰는 것을 보았습니다. 성공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성공만 하면 시장에서 대단한 입지를 굳히는 것이죠. 택배 하면 일단 FedEx를 떠올리게 될 테니까요. 트라도스의 목표도 그런 것입니다.
트라도스가 이런 지위를 성취했다고 보는 데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습니다.

 

1. 에이전시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에이전시들에게 어떻게 마케팅을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걸 무료로 주었는지 어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에이전시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소프트웨어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혀 CAT tool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던 어떤 에이전시에서 어느 날부터 갑자기 트라도스 파일을 달라는 겁니다. (사실 트라도스 파일을 달라는 말 자체가 그 에이전시가 이 소프트웨어에 대해 거의 무지하다는 증거입니다. 트라도스로 많은 파일들이 생성될 수 있지만 그런 이름의 파일은 없어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에이전시는 번역 기능이 없는 중개상일 뿐입니다. 그런 에이전시에서 번역가와 프루프리더를 연결할 때 CAT tool을 사용해서 하겠다는 것인데, 아주 작은 이점이 있긴 하지만, Word의 기능으로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기능일 뿐입니다. (그 외에 CAT tool을 이용한 세그먼트 반복율 계산, TM 이용 등은 어차피 트라도스 외의 다른 모든 CAT tool도 다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뭘 잘 모르는 agency들에게는 트라도스의 마케팅은 자꾸만 먹혀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것을 보고 있으면 좀 우습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한 개인인 제가 해 볼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2. 트라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만 비딩할 수 있다는 job notification을 주기적으로 내보냅니다.

이것은 번역 시장에 처음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지요. “아, 내가 트라도스가 없으면 이 시장에서 아무것도 못하겠구나…”하는 생각에 그 비싼 소프트웨어를 사고 말지요. (실은 저도 그랬어요. 흑흑… 정말 억울…)

 

 

지금은 저로서는 그런 job notification이 정말 authentic 한 것인지 사실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실은 tmx라는 파일을 통해 거의 모든 CAT tool이 서로 메모리를 교환할 수 있는데, 굳이 번역가가 Trados를 가지고 있어야 어떤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건 말이 되지 않거든요. (물론 같은 Trados끼리는 조금의 이점이 더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건 제가 보기에는 무시할 만한 작은 이점입니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해서 지금도 트라도스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아주 잘 팔리는 것 같습니다.

 

뭐 이렇게 강력한 소프트웨어가 있는 것에 대해 제가 좀 삐딱하게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드실 겁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저는 이 소프트웨어가 시장을 지배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 어느 소프트웨어라도 시장에서 1위를 하는 것은 괜찮아도 시장을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번역가와 에이전시)의 손해로 귀결되거든요. 그 외에도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첫 번째가 트라도스의 가격입니다몇 달 전에 체크해 보니 캐나다 달러로 1,000불이 넘더군요. 그런데 이것도 한 2년 지나면 소위 업그레이드라는 것을 해야 합니다. 그것도 당연히 돈을 내야 하고요. (이전 버전을 산 기록이 있으면 할인이 되긴 합니다.)
  • 다른 후발 소프트웨어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을 주지 않으면 안되죠. 후발 CAT tool들이 어느 정도 시장에서 활약을 해 주어야 경쟁이 일어나고 전반적인 기술적 발전이 이루어지며 따라서 장기적으로 번역가의 생산성이 더욱 향상될 것입니다.
  • 제 의견으로는 트라도스는 번역가보다는 에이전시를 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에이전시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아예 트라도스 안에서 하라고 부추기는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 전문가도 아닌 제가 주제넘는 말을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제가 비록 컴퓨터는 잘 몰라도 번역 과정은 좀 알거든요. 번역가는 번역 과정에서 수없이 사전을 찾아야 합니다. 각 영역의 전문 사이트들도 수없이 넘나들어야 하고요. 그런데 CAT tool은 모니터를 2개 쓰지 않는 이상은 보통 화면 전체를 다 차지하기 때문에, 이런 일을 하려면 그 화면을 빠져나와서 별도의 창을 열어서 사전도 찾고 전문 용어 설명도 본 후에 다시 CAT tool 화면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그런데 프로젝트당 이것을 100번만 한다고 쳐도, 그 시간은 엄청난 시간입니다. 그럴 때마다 머릿속에서는 일종의 작은 re-booting 과정이 일어나지요. 이것은 번역가에게는 극심한 에너지 낭비입니다. 또 사전이나 전문 용어 설명들을 현재의 context 속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지요 (CAT tool 화면을 이미 최소화시키고 나왔으니까요). 이것은 번역가의 실제 작업에 매우 큰 불편입니다.

 

솔루션이 없다면 위와 같은 불편을 감수하고 번역가의 기억력에 의존해야 하겠지만, 인터넷 resource를 CAT tool 안에 포함시키면 이런 문제는 해결됩니다. 제가 방금 설명드린 것의 중요성과 위력은 실제로 해 보면 느끼실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 CAT tool이 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노파심에서 말씀드리면, 인터넷 resource를 CAT tool 안에 포함시킨다는 것은 online CAT tool 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입니다. 사실 online CAT tool은 제가 매우 반대하는 것입니다. ) 이렇듯, 제가 보기에는 번역가의 실제 작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가 없는 트라도스가 시장을 지배하는 것에 대해 저는 늘 마음이 불편합니다. 그 높은 가격도 늘 부담스럽고요. 시장에서 용어를 마구 흐려놓고 있는 것도 마음에 안 들고요(물론 그것을 트라도스가 하는 것인지, CAT tool에 대한 아무런 이해도 없는 PM들이 생각 없이 하는 것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7 thoughts on “CAT tool 시장에 대한 이해(1): 트라도스, 정말 꼭 필요할까요?

  1. […] CAT tool 시장에 대한 이해(1) (그리고 그 후속 포스트들) […]

  2. 유익한 정보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플루언시만 사용하고 있을 때, 실제 어떤 프로젝트가 트라도스 사용자만이 비딩할 수 있다고 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요?

    1. 사실 그런 에이전시들 때문에 다들 울며 겨자먹기로 트라도스를 사는 겁니다.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째는 그런 업체는 포기하는 것이고(그것도 방법인지 모르겠지만), 둘째는 “나는 트라도스가 아닌 다른 CAT tool을 쓰지만 tmx파일을 보내 줄 수 있다”고 하는 겁니다. 트라도스를 쓰는 사람만 비딩하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것은 실제로 자기들의 모든 workflow를 트라도스로 진행하기 때문인 경우도 있지만 실은 그 사람들도 CAT tool의 사용법을 잘 모른 채 그런 말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많은 트라도스 파일들은(다는 아니지만) 플루언시를 비롯한 다른 tool들과 호환성이 있습니다. 설사 일부 호환성이 없는 파일이 있다 하더라도 tmx 파일을 교환하여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는 별로 없어요. tmx 파일 형식은 사실 그런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두 번째 방법을 써서 통할 수도 있고 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저는 각각 트라도스, 메모큐, XTM, 멤소스만 쓰는 업체들과 일을 하고 있습니다. PM들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는 것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니까요.

  3. CAT는 “Computer Aided Translation” 의 약자입니다.

    번역가를 지망하는 새내기들을 위해서 알려드립니다.^^

  4. 이제 번역을 막 시작하는 새내기인데요, 그럼 재택근무하시는 번역자분들은 대부분 CAT tool을 갖고 계신건가요?
    대다수 회사 공채를 보면 cat tool 경험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써있는데,,
    가격이 부담스러운데 이일을 하고싶으면 하나 사야하는건가요? ㅜㅜ 조언부탁드립니다.

  5. 요새 들러서 좋은 정보 보고 갑니다 🙂 트라도스가 유명해서 프리랜서 버전을 사긴 샀는데, TM 을 백업하지 않다가 어느날 컴퓨터가 망가져서 다 날아갔어요 ㅜㅜ 드랍박스 같은 폴더에 프로젝트를 생성하고 유지하는게 안전할 것 같습니다.

    트라도스의 다른 단점은 맥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윈도우즈는 뭔가 불안정하달까요… 빨리 개발됬으면 좋겠어요 ㅜㅜ

    1. 실은 저도 요즘은 소스파일을 다운로드하면 일단 드롭박스에 넣습니다. 제 데스크탑보다 거기가 더 안전하다는 것을 깨닫는 데 몇 년이 걸렸지요. 😀 그리고 컴퓨터마다 다른지는 몰라도 제 데스크탑의 윈도우즈의 검색 박스에서 드롭박스에 있는 파일이 찾아집니다. 그러니 그걸 쓰지 않을 이유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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