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LA CASA DE PAPEL)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된 스드(스페인드라마)입니다. 줄거리는 1명의 천재, 8명의 공범이 철저한 계획으로 인질극을 벌이며 스페인 조폐국을 터는 이야기입니다. ‘종이의 집’이라는 제목이 조폐국을 의미합니다. 현재 넷플릭스에 시즌3까지 올라왔고 올해 4월 3일 시즌4가 공개됩니다. 한 시즌 당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마음 먹으면 하루에 한 시즌 정주행 할 수 있는 몰입감을 전합니다. 이 드라마를 봐야 할 이유는 많습니다. 이미 세계 넷플릭스 시청 인기순위 1위를 기록한 적이 있어서 해외 열렬한 팬덤이 형성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의 덕질을 시작으로 저는 넷플릭스의 스페인 드라마를 골라보기 시작했고 스페인어 공부를 해야 할 강력한 동기를 부여 받았습니다.

(사진 출처: 넷플릭스 홈페이지)

이 드라마의 매력을 압축해서 8가지로 분석해봤습니다.

  1. 빠른 스토리 전개. 질질 끄는 거 없이 호흡이 엄청 빠릅니다. 시즌1 1화의 시작과 동시에 사건이 터집니다. 심지어 배우들의 말도 엄청 빠릅니다. 저는 남미 스페인어가 익숙해서 그런지 스페인 배우들의 스페인어는 엄청 빠르게 느껴집니다. 인물들의 관계도 너무 빨리 발전해서 황당할 정도입니다.

 

  1. 인질, 강도, 협상 전문 경찰을 둘러싼 고도의 심리전을 보여줍니다. 강도들은 화폐를 찍어내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은 최대한 인질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서로 밀고 당기기의 협상을 펼치는데 배우들의 연기 덕분에 보는 내내 긴장감과 스릴이 넘쳐 시간 가는 줄을 모릅니다.

 

  1. 세련되고 감각적인 음악. 적재적소에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음악을 잘 배치했습니다. 화려한 액션신에서 빠른 음악을 넣기도 하고 의외로 느린 클래식이나 저항정신이 담긴 멜로디의 음악도 삽입했습니다. 시즌2까지 보고나면 입에서 끊임없이 맴돌게 하는 노래가 한 곡 남을 겁니다.

 

  1. 로케이션. 시즌1과 2에서는 조폐국 안에서 모든 사건이 일어납니다. 스페인 드라마는 어디 가둬놓고 찍는 걸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드라마가 몇 개 있는데 다음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대신 시즌3에서는 세계 각국으로 나가있는 주인공들을 모으는데 카리브해의 어떤 멋진 섬, 태국의 휴양지, 스페인 등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여유를 즐기며 잠시 긴장을 풀 수 있습니다.

 

  1. 강인한 여성 캐릭터. 주인공 강도 중 여성멤버들이 얼마나 독하고 강인한 성격인지 과거에 겪었던 삶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액션도 자연스럽게 잘하고 속이 뻥 뚫리는 욕도 시원시원하게 잘합니다. 이 드라마 주인공 대부분이 결정적인 순간에 감정에 흔들리고 말지만 어쨌든 맡은 임무에 대해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듭니다. 여성 캐릭터들의 총격신을 이토록 비장하고 화려하게 연출한 드라마는 드물 거라고 생각합니다.

 

  1. 강도들의 인간미. 인질을 납치하고 잔인한 강도들이지만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성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시청자나 제작자 입장에서 정말 이건 아니다 싶을 정도 불쾌함이나 인간에 대한 모욕의 선을 넘지 않으려고 합니다. 물론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인물은 경찰이든 강도든 인질이든 마음이 여리다고 할까요? 그 난리 속에서도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본래의 목적만 달성하되, 생명을 해치지 않으려 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인간미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악역이라도 인간적으로 자신의 명예에 먹칠하는 건 참지 못하며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려 계획이 어긋날 때도 있습니다.

 

  1. 반전의 연속. 계획은 늘 틀어지기 마련입니다. 강도들의 총책임자라 할 수 있는 ‘교수’는 조폐국을 털기 위해 모든 경우를 대비해 수년간 철저하게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폐쇄적인 공간 속에 다양한 인간군상이 모여있고 변수라는 건 어디서 어떻게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매번 계획이 틀어집니다.

 

  1. 쓸데없이 감정적인 사랑꾼들. 일생일대의 가장 큰 선택이자, 냉정하고 신중해야 할 상황에서 의외로 주인공들은 굉장히 감정적이고 다혈질입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들이 잠깐 마음이 약해져서, 혹은 사랑 때문에 작전에 실패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조폐국 안에 갇혀 인질을 위협하는 강도와 인질 사이에 일어나는 심경의 변화가 스펙터클합니다. 어떤 경우는 어이없고 황당합니다. 그러나 내일 없이 고단한 인생을 살아온 범죄자들에게는 당장의 감정이나 직관이 더 중요할 것 같다고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뽑은 명대사:

시즌1 13화 중 계획이 점점 틀어지고 상황이 악화될 때 도쿄의 내레이션  중 

“희망이란 도미노와 같다, 누군가가 쓰러지면 나머지도 쓰러지게 된다. “

La esperanza es como las fichas del dominó, cuando una cae, acaban cayendo todas”

 

사실 인생을 말하는 명대사 대잔치인데 제 스페인어가 짧아서 아직 들리는 게 많지 않습니다.

시즌4가 공개되면 명대사를 더 많이 뽑고 싶은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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