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탄 2탄 3탄을 통해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은 띄어쓰기 규칙, 그런데 다시 오리무중으로 끄억끄억 ㅜ. 사전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데 명사라며? 근데 왜 앞말과 붙여? 붙이면 접사지! 뻔히 명사라고 분류해 놓고 앞뒤 말과 붙이는 단어가 있습니다. 원래 원칙은 명사는 예외 없이 앞뒤 말과 띄어 씁니다. 아니, 여기 예외가 있군요. 다음 예문을 보며 표준국어대사전을 파헤쳐 봅시다.
반찬집 가서 반찬거리 좀 사 오너라.
신발 집을 고소하겠다니 이런 건 소송 거리가 안 돼.
반찬집과 반찬거리는 사전에 하나의 단어로 나오므로 붙여 쓰고 신발 집과 소송 거리는 사전에 나오지 않으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별도의 규칙이 없다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별도의 규칙이 존재하네요… 어디에 있느냐 하면… 바로 집과 거리에 있죠. 내가 아는 바가 진실이라고 절대 확신하지 말 것…
보시는 바와 같이 물건을 팔거나 영업을 하는 가게를 의미할 때 집은 앞말과 붙여 씁니다. 사전에 없는 말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갈빗집
고깃집
꽃집
신발집
국거리
논문거리
반찬거리
소송거리
이런 유형이 꽤 되는데 예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딸기색
무궁화꽃
밤나무잎
질의응답란
프로그램명
양념감
사실 대부분 예가 직관적으로 접사처럼 느껴져 붙여 쓰고 싶은 단어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일일이 사전 찾기는 사용자의 몫…

인문학과 심리학을 좋아하는 영상 번역가입니다. 번역가가 합당한 대우를 받는 세상을 꿈꿉니다.
와, 그렇군요. 오늘도 정말 많이 배우고 갑니다. ‘거리’와 ‘집’은 아무 생각없이 앞말에 붙여썼든데 생각해보니 붙여쓰는 것이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었네요. 그런데 원칙에 어긋나게 잘 붙여쓰고 있었다니… 그리고 그렇게 붙여쓰는 것도 그 단어어의 어떤 특정한 뜻일 때에만 붙여쓰는 것이었다니! 한국에서 자란 저도 이렇게 어려운데 외국에서 자라난 이민 2세대 아이들이 한글을 제대로 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생짜로 배우기에는 더더욱 어렵고.
흐윽. 그냥 한글이 어려운 것 같아요. 우리가 문제가 아니고 한글이 잘못한 것으로…